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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이야기가 되기를 희망”청각장애인 동화작가 ‘명형인’ 씨
승인 2019.04.24  09:28:18
차미경 기자  |  handicap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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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가난한 흥부가 살았는데 흥부는 어느 날 아픈 제비 다리를 고쳐주었어요. 그랬더니 이듬해 제비가 흥부에게 박씨 하나를 물어다 줬고 그 박씨를 심어 박이 열리자 흥부는 박을 타기 시작했어요. 박이 쪼개지자 그 안에서 금은보화가 가득 쏟아져 나왔어요.”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흥부전’의 줄거리이며,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라는 교훈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동화는 우리에게 친근하고 재미를 주면서도 그 안에 교훈을 담아 영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교재다.
 
 최근 장애인식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의 방법 대다수가 공익광고나 강의 형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조금 더 친근하고 쉽게, 일상적인 방법으로 장애인식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다시 위에서 언급했던 ‘흥부전’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흥부전 책 어디에도 ‘착하게 살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는 흥부가 처한 사항, 행동, 그에 따른 결과를 보며 자연스럽게 ‘선(善)함’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된다.
 
 청각장애인 동화작가 명형인 씨는 이처럼 동화를 통한 장애인인식개선 교육은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올해 어깨동무 문고를 통해 <클라라를 찾아온 몬스터!> <학교에 간 몬스터!> <클라라와 몬스터!> 시리즈를 출판했다.
 
 본지는 장애인의 달 특집 ‘기자가 만난 사람’ 코너를 통해 그녀가 자신과 닮은 청각장애를 가진 주인공 ‘클라라’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그녀가 기대하는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처음 동화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언어를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이 동화책을 읽고 세상을 배우게 되는 동화책만의 독특한 특징이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 그 이미지가 생생하게 남았고요. 어찌 보면 청각의 한계가 있던 저에게는 동화책이 소리는 없지만 눈으로 보고 따뜻하게 전해지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감각적인 부분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2012년에 매릴랜드주에 있는 MICA(Maryland Institue College of Art, 메릴랜드 아트 컬리지)로 진학하게 되면서 아동 일러스트에 푹 빠지게 됐고, 대학 3학년이 되던 해 자율과제로 시작하게 된 첫 동화책이 <The monster was here>라는 그림책이었는데 이번에 발행한 <클라를 찾아온 몬스터>가 바로 그것이죠.
 
<클라라와 몬스터> 시리즈의 주인공 클라라는 작가님을 표현한 건가요?
 저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귀가 잘 안 들리고 어린 시절의 모습이나 성격을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저 스스로 귀가 잘 안 들린다는 사실에 대해 기쁨, 분노, 슬픔, 좌절, 희망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을 느껴 왔고, 다른 분들도 그런 경험이 하나씩 있으실 거예요.
 클라라는 저의 내면이나 마찬가지죠. 제가 가지고 있는 장애를 고치거나 바꾸려고 애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이 세상을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항상 초롱초롱한 눈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당돌한 개구쟁이 클라라처럼요.

<클라라와 몬스터> 시리즈의 작업 과정이 궁금해요.
 처음에는 2부작 시리즈까지만 구상했어요. 그 책 두 권을 ‘산그림’이라는 일러스트 사이트에 올렸고 이를 통해 2018년 말에 넷마블문화재단과 인연이 닿게 된 거죠.
 
 1부는 몬스터와 클라라의 첫 만남, 2부는 클라라의 청각장애를 인지하게 되고 클라라와 학교에 같이 가서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1, 2부작을 마무리 작업하면서 몬스터가 클라라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스스로 적용해 나가며, 서로 돕는 모습으로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어요. 그래서 세 번째 작품을 새로 만들어 첫 만남, 이해, 실천 이렇게 3권의 클라라와 몬스터 시리즈로 엮게 됐어요.
 
동화를 집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그림이나 삽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자기 생각을 담아 목소리를 내듯이 그림들도 색깔과 선, 질감으로 전하는 시각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림의 목소리는 포근하거나, 오싹하게 만들거나 깊은 물속에 잠기는 듯 고요하기도 하죠. 그 목소리는 모든 사람들한테 한 가지로 다가오지 않고 각각 다르게 다가오기도 해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려면 색감, 선, 질감 등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하나의 목소리로 풀어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생활신문>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클라라와 몬스터와 함께 메시지를 전달할게요.
 
   
▲ 명형인 작가가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장애인생활신문> 독자들을 위해 '클라라와 몬스터' 삽화외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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