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해지는 공간에서 건강한 빵을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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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공간에서 건강한 빵을 만들 거예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8.10.23 14:52
  • 수정 2018-10-25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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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순 / 시각장애인, 제빵기능사
▲제빵기능사 자격증에 합격한 이경순씨

이경순 씨는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제빵 수업을 들은 지 13개월, 2번의 필기 불합격과 1번의 실기 불합격이라는 고난의 시간을 이겨내고, 드디어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필기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교재를 복지사 선생님께서 확대 복사를 해주시면, 안경에 돋보기까지 이중으로 사용하면서 공부했거든요. 그래도 복지사 선생님께서 제가 질리지 않게 챕터별로 나눠서 교재 복사본을 준비해 주셨어요.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경순 씨는 현재 개인적으로 학원을 등록해 제과 분야를 공부하는 중이라고 했다. 제과 분야 자격증을 취득하면 꼭 개인 베이커리를 열고 싶다는 것이 이경순 씨의 꿈이다.

자신이 당뇨병을 앓고 있어 ‘건강한 빵’을 만들어 누구나 건강하게 빵을 먹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저와 같은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빵집을 만들 거예요. 또 가게 한 쪽에는 사랑방처럼 공간을 마련해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분들이 적은 돈으로도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생각이에요. 몸에도 건강한 맛있는 빵을 편안한 공간에서 모두가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곳, 제가 꿈꾸는 미래의 제 가게의 모습이에요.”

이경순 씨는 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물론, 작업환경도 구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저 역시 항상 우울하고 자신감 없는 생활을 하다가 바리스타와 제빵 공부를 하면서 삶이 활기차지고, 희망적인 생각과 계획을 세우게 됐어요. 이제 제 스스로 직업도 가질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행복해요. 그래서 저처럼 많은 장애인분들이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어 “복지관에서 제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외부로 나가서 실습을 해야 해요. 그렇다 보니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항상 아쉬웠어요. 작은 공간이라도 실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좀 더 많은 장애인들이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조금 늦고 천천히 갈 뿐이라고 말한 이경순 씨, 그녀가 꿈꾸는 가게가 하루빨리 문을 열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하고 고소한 온기와 사랑을 선물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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