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어린이, 국민의 행복’···어린이 환경보건 주간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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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어린이, 국민의 행복’···어린이 환경보건 주간 제정
  • 편집부
  • 승인 2013.05.13 00:00
  • 수정 2014-04-15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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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희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많은 것들은 우리를 기다려 준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뼈는 단단해지고 있고, 피는 만들어지고 있으며, 감각은 발달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내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의 이름은 ‘오늘’이다.(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어린이 환경보건 주간 제정의 의미

 

우리 아이들은 많은 환경오염에 노출되며 성장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건강에 대한 정책이 특별히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엄마 뱃속에서부터의 환경 노출이, 아이들이 성장해 어른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임신초기부터 건강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올해부터 ‘건강한 어린이, 국민의 행복’을 주제로 어린이 환경보건 주간(5월1일~10일)을 제정함으로써, 어린이가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보건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인식 확산과 함께 정부의 정책 추진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제정 첫 해를 맞은 올해에는 친환경 안심 어린이놀이터 및 환경보건 문예공모전 시상식, 환경안전 캠페인, 국제세미나 개최, 저소득층·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취약계층의 생활환경 진단사업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왜 어린이 환경보건인가?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Children are not small adults)’라는 말이 있듯이 특히 태아와 어린이는 어른보다 환경오염과 화학물질 노출에 더 치명적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은 환경을 제어할 능력이 부족하다.

환경오염 등 외부 노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면역체계가 완비되어 있지 않아 해독 및 배설능력은 떨어지고, 체중에 비해 당 섭취량이 많아 외부활동을 통한 바닥에서의 오염물질 노출 기회가 높다. 유아시기에는 손을 입 근처에 대어 오염물질을 먹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물질들이 생애 오랜 기간 축적되어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안타까운 현실은 이러한 민감성과 노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안전기준과 노출기준이 성인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위험 요인에 노출될 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요소가 상당수이다. 이렇게 자란 우리 아이들의 10년 후, 20년 후, 혹은 30년 후의 건강을 장담할 수 있을까?

 

편리함과 바꿔 무방비하게 노출된 어린이 환경보건 위험

 

엄마로부터 아이에게 전해지는 태아 독성에 대한 위협은 우리 어린이들의 곁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휴대폰을 가지고 놀며, 알록달록 예쁜 데다 잘 구겨지지도 않는 화학섬유로 만든 옷을 입고, 초등학교 문방구에서는 알지 못할 화학물질이 가득한 장난감 및 화장품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공포까지 새롭게 더해져 아이를 기르는 부모와 임산부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린이들은 많은 시간을 좁은 실내공간에서 장시간 지내는데 그러한 활동공간은 유해물질 천국이다. 플라스틱 젖병, 플라스틱 장난감에 든 내분비계 장애물질, 합성섬유에 쓰이는 가공약품 포름알데히드는 피부암과 골수암을 유발할 수 있다. 표백제와 얼룩제거용 세제, 섬유유연제 합성세제, 유화제 속 알킬페놀은 성조숙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화학물질·환경호르몬, 태아·영유아·어린이 성장·인지 발달에 영향 미쳐

 

또 학교 앞 문방구에는 치명적 독소인 타르가 들어가 있는 문방구 화장품이 여자아이들을 유혹하고, 슈퍼에서 산 캔 음료, 통조림 뚜껑 속에는 환경호르몬 비스케놀A가 들어 있으며 놀이터의 폐타이어 고무매트는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킨다.

이러한 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은 태아와 영유아 어린이의 신체적 성장발달 뿐 아니라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환경성 질환 아토피성 질환과 고혈압, 치주질환의 급증으로 이어진다. 빨라지는 사춘기와 늘어나는 유방암은 환경호르몬의 습격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 청소년의 30%가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으며 최근 생리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원인은 다름 아닌 내분비 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개개인의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 ▲장 볼 때 장바구니 이용 ▲중성세제 사용 자제하기 ▲철저하게 재활용하기 ▲음식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환경보건 서약을 만들어 국민 한명 한명이 실천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아래와 같은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 및 환경호르몬을 줄이기 위한 작은 습관들이 우리 아이들을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하게 한다.

 

국가 어린이 환경보건정책 추진방향에 대한 제언

 

효율적 정책 추진을 위한 어린이 환경보건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하고 국가적 차원의 어린이 환경보건 실행계획을 작성해야 하겠다. 무엇보다도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점진적 개방형(참여형) 국민실천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건강보호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미래세대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숨 쉬고 뛰어노는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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