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의 거듭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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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의 거듭나기
  • 편집부
  • 승인 2013.05.13 00:00
  • 수정 2014-04-15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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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우리의 의료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때부터 국민들에게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온 곳이 공공병원이다. 국가에서 설립한 병원도 있고 자치단체마다 운영하기도 한다. 특정 분야나 계층의 환자를 위한 병원도 있다. 보훈병원이나 경찰병원이 그 한 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는 산재병원도 여기에 속한다. 공공병원이 일반 병원과 다른 점은 각 병원마다 특색 있는 진료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단의 산재병원은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의 재활에 초점을 맞춘다. 몸을 다친 근로자는 아픈 것이 다 나았다고 직장에 바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 운동 능력이 많이 떨어지거나 더 이상 호전되기 어려운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운동 능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충분한 기능이 회복되도록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장애가 남았다면 다른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려 사회생활에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한다. 일반 병원에서는 이러한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이 안 된다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지만 의료 시장에서 반영되지 않는 서비스를 공공병원에서 수행한다. 공공병원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당 부분은 이러한 공적인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다. 반면에 일반 환자 유치 등 수익성에만 관심을 가지면 병원 설립 목적에 충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일게 된다. 공익성에 중점을 두면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고 수익성에 집중하게 되면 일반 병원과 다른 점이 없게 된다. 적정한 수익을 내면서 공익성이 확보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으나 우리의 의료 현실이 그리 녹록하지가 않다. 이것이 공공병원이 처한 어려움이다.

그렇다고 해서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공단의 산재병원에서는 병원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벌이고 있다. 산재보험시설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면서도 수익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아보고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비용은 아끼려고 한다. 불편한 점을 개선해 적극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고 병상과 진료과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이에 맞게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한다.

공익적 목적을 위해 설립됐다고 해서 특정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도 다른 병원과 똑같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산재근로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공병원을 많이 찾아주면 우리의 기본적인 의료 기반을 든든하게 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지역의료기관으로서 주민을 위한 건강관리에도 큰 도움을 준다. 또 그로 인한 이익은 우리 사회의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에게 그대로 다시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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