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살리는 미술치료, 미술의 치유적인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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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살리는 미술치료, 미술의 치유적인 힘
  • 편집부
  • 승인 2013.03.25 00:00
  • 수정 2014-04-15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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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은 /이황은표현미술치료연구소 미술치료학박사, 미술치료전문가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이 부담되고 관계 맺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학교를 그만두거나 졸업을 하고도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마음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가슴을 짓누르는 긴장과 억압, 그로 인한 화와 원망, 슬픔, 그리고 공허감을 표현하고 이해 받을 수 없을 때,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는 수면장애, 심장질환, 편두통, 공황장애, 혈액순환장애, 척추통증, 위경련, 급성마비증세, 히스테리성 경련, 우울증 등 각종 신체증상을 동반한다. 이러한 신체적 증상은 탈진되고 소진된 마음이 보내는 경고들이다. 달리 말하면 ‘얼어붙은 정열(에너지)’이라고도 한다. 얼어붙은 것을 다시 녹이려면, 닫혀 있는 감정에 대한 신중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로부터 감동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예술은 감동을 전하고 치유를 돕는 수단이 된다. 프로리다대학의 메리 리사 키타시스는 “당신이 아프고, 낙심하고, 우울할 때, 집이나 병원에 누워 있을 수도 있지만,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거나 춤추고 노래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질문으로 치료에서 예술의 존재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1970년대에 최초로 암치료 분야에서 미술의 사용에 대해 연구한 칼 시몬트 박사는 “암을 일으키는 마음-신체모델”에서 감정과 질병의 모델을 소개했다.

<부정적 사고, 고통, 공포 감정> ? <스트레스> ? <면역체계 기능장애 + 시간> = 질병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스트레스는 면역체계 기능을 손상시켜 질병의 원인이 된다. 치료는 최초에 면역체계를 손상시킨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때 시작된다. 신경심리학 분야에서 심리신경면역학(면역체계에 대한 감정 연구)의 연구에 의하면 미술활동은 고통을 진정시키고 면역체계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치료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칼 시몬트 박사의 연구에서도 환자들은 과거에 경험했던 감정을 미술로 표현하도록 할 때 치료효과가 높았다고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미술치료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1990년대에 도입된 미술치료는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병원뿐만 아니라 재활, 상담, 특수교육, 노인시설, 사회복지기관, 교육 및 자기성장 프로그램 등에서도 널리 적용되어 발전하고 있다.

미술치료는 ‘미술’과 ‘치료’가 통합된 심리치료의 한 방법

미술치료사는 심리치료의 다양한 이론과 미술작업을 접목하여 내담자를 치료한다.
미술치료의 목적은 심신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이해와 성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미술활동을 통해서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술치료는 사람의 병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한 힘을 재발견하여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개발하는 예방적 차원에서도 치료의 의의가 있다. 치료 대상은 유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심인성장애, 개인과 집단, 부부, 가족 등 다양한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
치료방법은 치료사와 내담자 그리고 작품이라는 세 요소가 미술치료의 중심을 이룬다. 내담자는 미술에 대한 소질이나 경험과 상관없이 다양한 매체를 가지고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표현된 작품을 중심으로 치료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아를 만나 치유가 일어나게 된다. 작품에는 그 사람의 내적 외적 세계가 담겨지므로 감정의 정화와 함께 지금, 여기에서의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여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미술은 내면의 심상을 표현해주는 비언어적 수단으로 의식의 방어를 적게 받는다. 따라서 작품은 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하여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까지 표현해주지만 미술매체를 통해 좀 더 안전하고 진솔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표현된 작품은 구체적인 형상과 보존이 가능해서 주관적인 기억의 왜곡을 방지하고 당시 자신의 감정을 회상하며 새로운 통찰이 일어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술작업을 진행하고 감상하고 토론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신체적 에너지가 유발되어 체내의 에너지 흐름이 변화되고 대소근육을 건강하게 만들어주어 우울증과 무력감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준다. 그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운동이라기보다는 ‘창조적 에너지’의 발산으로 여겨진다. 만성적인 우울과 신체적 질병 때문에 고통과 불편을 느끼면서 갖게 된 예민한 감각을 그림을 통해 창조적인 에너지로 변형시킬 수 있다. 창조성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세울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
필자의 미술치료실에서는 아동, 청소년, 성인 그리고 부부와 가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과 문제를 호소하는 내담자들을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어하지만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만들기를 하면서 자기 안에 깊이 묻어둔 감정들을 만나고, 표현한 작품을 놓고 치료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지고 새로이 맛보는 기쁨과 희망으로 얼굴이 빛나는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행복한 감정이 생기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잠재력이 발휘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학업 스트레스로 우울하던 청소년이 성취욕구와 비전을 세워 우수한 성적을 내기도 하고, 매우 산만하고 공격적이던 아이들이 안정을 찾게 된다. 오랜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알레르기와 틱증상을 보이거나 신체 곳곳에 질환을 호소하던 사람이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기도 하고, 대인기피증을 벗어나면서 새로운 진로를 찾기도 한다. 요즈음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성인들이 더 심리치료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스트레스를 안고 살기 때문이다.

미술치료 문의 이황은표현미술치료연구소
010-3306-5454. natat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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