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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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참여
  • 편집부
  • 승인 2013.02.22 00:00
  • 수정 2014-04-1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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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서로 도우며 사는 사회였다. 그러한 삶을 통해 우리 조상들은 뿌리 깊은 공동체 의식을 발달시켰다. 아직도 서민사회나 농촌지역에 일부 볼 수 있는 계, 두레, 품앗이 등은 매우 의미 있는 그 흔적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의 좋은 전통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서로 도우며 사는 공동체 의식보다는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이 주된 삶의 양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구조 속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적 약자인 빈곤계층과 소외계층이다. 스스로 살아갈 힘도 없고 기댈 곳도 마땅찮은 그들은 갈수록 변방으로 밀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벼랑 끝 삶을 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장애를 가진 사람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장애인 중에는 물리적으로도 사회와 격리된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아무런 역할이 없어 사실상 격리된 거나 다름없는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격리가 당연시되는 사회라면 인권의 관점에서 볼 때 최악의 수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장애인도 한 인간으로 남과 더불어 살며 자신의 역할을 감당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이미 보편적 진리로 인정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들은 예외 없이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장애인의 사회통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낙인 효과 이론으로 보인다. 사회화 과정에서 사회적 낙인이 인간관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치료와 보호라는 미명으로 장애인들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거의 반영구적인 보호대상자나 의존적인 존재로 만든다면 사실상 그들을 ‘문제집단’이나 ‘문제를 가진 개인’으로 낙인찍어 결과적으로 사회통합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셈이 된다. 장애인들이 아무리 사회통합을 원하더라도 일반사회의 배척으로 어쩔 수 없이 소외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일반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가질 수 없다.
통합이란 장애인이 정상적인 지역사회 안에서 가치 있는 방법으로 그리고 인격적 개인으로서 당당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통합은 개인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며, 단순한 참여가 아닌 가치 있는 참여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장애인에게 필요한 지원 없이 일반사회 속으로 사람만 밀어 넣는 것도 통합이념에 맞지 않다. 다시 말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장애인 사회통합이 가능하려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을 희망하는 장애인과 통합을 거부하는 사회의 갈등 속에서 자기 방어능력이 없는 장애인들은 힘 있는 다수인 비장애인 집단에 의해 계속적으로 격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방해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가치관이나 관념을 변화시켜야 하며 장애인과 관련된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에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 사회의 힘 있는 다수가 진지하게 되돌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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