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소원 이뤄준 따뜻한 봉사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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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소원 이뤄준 따뜻한 봉사의 손길
  • 편집부
  • 승인 2013.02.12 00:00
  • 수정 2014-04-15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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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수/법무부 고양보호관찰소 집행과장

조모와 단둘이 사는 중학교 3학년인 수연(15·가명) 양은 꿈에 그리던 소원이 이루어졌다. 궁궐 같은 큰 집도, 정원이 있는 예쁜 집도 아니었다. 그저 실내에 화장실이 딸린 집에 사는 것이 소원이었다.
수연 양은 5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 슬하에서 성장했다. 조부가 돌아가신 후 치매를 앓고 있는 조모를 대신하여 실질적으로 가정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금으로 생활하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쾌활하고 밝은 성격으로 반 내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북파주농협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지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난 11월 배관 및 건축 관련 기능을 가진 사회봉사대상자들과 동행하여 긴급히 현장을 찾아 나섰다.
정화조 탱크를 파묻기 위해 삽과 괭이로 웅덩이를 파기 시작했으나, 돌이 많이 나와 작업에 진척이 없자 이를 지켜보던 마을 이장님이 기꺼이 중장비를 대여해줘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또한 정화조 탱크를 구입하려 주변 철물점에 들렀다가 보호관찰소의 봉사활동 설명을 들은 주인 아저씨는 양변기를 무료로 기증해주셨다.
수세식 화장실 공사에 투입된 대상자 박모(45) 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법원에서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법정 기간내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주소지 가게를 찾아갔을 때 “처, 자식을 먹여 살려야 되지 않겠느냐.”며 사회봉사명령 대상자 준수사항을 이행하지 않은데 대한 반성의 기미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일단 준수사항 고지와 신고의무를 이행하게 한 후 30여일 연기를 허락하여 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기능을 소지한 박 씨는 화장실 공사에 투입되었다. 처음에는 퉁명스럽고 짜증을 부리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수연 양의 소원을 접하고는 자신도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다며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새벽 일찍 나와 밤늦게까지 동료 봉사대상자들을 다독이며 솔선수범했다. 세면장에 양변기 설치를 함으로써 공사가 완료됐다.
건강이 좋지 못한 할머니도 불편을 덜게 되었다. 기쁨에 고무되어 있던 수연 양은 “화장실이 불편하여 한 번도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없었다.”며, “이번 생일날에는 친구를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농협 모 차장이 말했다. “그래 수연아 생일파티는 내가 마련해 줄게. 친구 많이 초대해.” 수연 양의 얼굴이 금세 환하게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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