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와 쇠사슬에서 자율과 사회활동으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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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와 쇠사슬에서 자율과 사회활동으로까지
  • 편집부
  • 승인 2013.01.25 00:00
  • 수정 2014-04-15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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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언/국립부곡병원 작업치료사

연재기고

1.작업치료란 무엇인가
2.정신과 작업치료를 이해한다

지난 시간, 재활치료의 전문분야 중 하나인 작업치료에 대한 의미적인 부분에서 간단하게나마 소개했다. 작업치료가 행하여지는 곳은 매우 다양한데 오늘은 그 중에서 정신보건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치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임상에 나가 있는 대부분의 작업치료사들은 재활의학과가 있는 병원이나, 요양병원 혹은 발달장애아동을 치료하는 기관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반면, 정신질환자를 대상자로 하는 정신병원이나 정신보건센터와 같은 정신보건 분야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의 인원은 1%도 되지 않는다. 사실, 작업치료의 뿌리는 정신과 영역에서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잠시 작업치료의 역사를 살펴보면, 오랜 인류역사에서 보편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정신병자에 대한 인식은 더욱 좋지 않았기 때문에 광인 혹은 마녀, 귀신들린 자 등으로 취급되어 사람들에 의해 억압되고 감금되거나 때론 화형에 처해지기까지 했었다.
19세기 초 이러한 정신질환자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는데, 바로 계몽주의에 영향을 받은 도덕치료(moral treatment)였다. 도덕치료(또는 인도주의적 치료라고도 함)는 방부제, 마취제의 발명과 더불어 근대 의학의 3대 혁명 중 하나로 불릴 만큼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 도덕치료에 의해 환자들은 수용시설에서 구타와 쇠사슬 대신에 밝고 신선한 공기, 청결, 산책 가능한 공간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작업치료는 바로 이러한 시기에 인도주의적 배경을 기초로 점차 발전하게 되었는데, 이런 환자들에게 단순작업부터 수공예, 일 등 다양하게 목적 있고 생산적인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였더니 환자들의 기능이 개선된 점을 시작으로 작업치료가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전문적으로 연구되고 발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신보건작업치료는 현재 정신질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수공예활동, 레크리에이션활동, 예술요법활동, 여가생활개발 또는 직업재활 프로그램으로써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사정은 선진국들에 비해 정신보건법 제정(1995)이 늦었던 만큼 아직까지도 정신보건영역에서 작업치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설 자리가 많이 부족하다. 정신보건법 시행규칙(2009) ‘입원환자에 대한 작업요법’에 대한 제도적 기반까지 마련되었으나 면허를 가지고 있는 작업치료사가 아니어도 작업치료를 현재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정신보건영역에서의 작업치료사에 대한 처우는 큰 개선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끝으로 늘어나는 정신질환자의 수, 정신질환자들의 인권이 중요시되고 있는 요즘, 정신질환자들의 더 나은 질적 삶을 위해 정신보건영역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작업치료사들이 활동하게 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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