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많은 분들과 함께 느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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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를 많은 분들과 함께 느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 편집부
  • 승인 2012.12.21 00:00
  • 수정 2014-04-2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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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희 / 자원봉사자

난 잊어버릴 수도 없습니다. 왜냐고요? 1978년 대수술을 시작으로 5번의 수술을 했는데, 다른 사람의 피를 열네 대나 수혈하고도 여섯 시간 반이 넘도록 깨어나지 못해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맸고 그 후 머리를 또 다쳐 그야말로 머리에서 무릎까지 안 아픈 곳이 없어 종합 병원이 되어버렸습니다. 주위에서는 병치레 때문에 저를 ‘돈 먹는 기계’ 또는 ‘입만 멀쩡해’라고 놀려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듣기 시작했고 서울프레스센터며 시청 등을 다니다가 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여러 차례 수술로 인해 시장에서나 전철에서 멀쩡하다가도 자주 쓰러져 119응급차가 마치 나의 방처럼 느껴졌던 저에게 남을 돕는 봉사를 한다는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다른 또래에 비해 병원을 자주 가긴 하지만 봉사로 인해 지금은 몸도 마음도 아주 좋아져서 우리 식구들은 봉사로 인해 건강을 찾은 걸로 생각하며, 온 가족이 저를 응원한답니다. 저희 남편과 애들도 많이는 못하지만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남편은 저를 아침마다 봉사하는 곳까지 태워다주는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목욕봉사에서 설거지봉사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봉사가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솔선해 참가했더니 주위에서는 ‘봉사중독’에 걸렸다고 말합니다.
현재 봉사를 하고 있는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은 아침에 기상하기가 조금 힘이 들고 이곳저곳 다니느라 분주해도 항상 즐겁게 임하는 봉사공간입니다. 그 이유는 회관에 오면 많은 분들께서 저를 반겨주시고, 외모는 늙었지만 늘 예뻐해 주시며 저의 인사에 하루가 괜히 즐겁다는 분도 계시고, 수업 중에도 싱글벙글하게 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 때문입니다. 들며 날며 애쓴다고 손잡아 주시고 가지고 오신 사탕도 하나씩 건네주시며, 어떤 분은 차 한 잔이나 저녁도 사주시고 싶다고 하십니다. 집에만 계셨다면 대답도 없는 TV만 쳐다보고 있을 텐데, 회관에 나오면 환영해주고 얘기도 건네주는 봉사자가 있어서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다고 환한 얼굴로 말씀하시는 그분들을 보면 봉사를 게을리 할 수 없게 됩니다.
저는 밥도 굶으며 봉사하기도 하고, 몸이 아파도 나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께 봉사할 때에는 배고픔도, 아픔도 잠시 잊고 나에게 있는 작은 것을 나눈다는 마음과 연약하신 분들을 섬기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나의 작은 서비스에 많은 분들의 마음과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게 되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이 봉사를 멈추지 않고 많은 분들과 함께 느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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