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상태바
여기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 편집부
  • 승인 2012.12.14 00:00
  • 수정 2014-04-28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성희/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기획팀장, 사회복지사

이제 한국은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여름 런던올림픽에서만 봐도 입증되는 바다. 204개국이 참여한 대회에서 5위를 이루었으니 스포츠 강국이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에서는 올림픽 폐막 이후 연이어 장애인올림픽(정식 명칭 ‘패럴림픽(paralympic)')이 열린다. 2012년도 역시 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됐으며 16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149명의 선수단이 참가하여 기존 13위를 목표로 한 것보다 한 단계 더 높은 12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장애인체육은 의료·재활 차원에서 보건복지부가 관할했다가 이제는 당당히 스포츠로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되어 예산과 정책지원을 받는다. 장애인선수단 역시 멋진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멋진 승부를 펼쳐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지만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에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비장애인 대표선수들이 대부분 프로나 실업팀에 속해 직업적 안정성을 갖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실업팀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장애인선수들은 국가대표로 세계대회에 출전하고 돌아와도 생업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장애인선수의 경우 장애인올림픽을 제외하고는 일반인과 다르게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 등에서 메달을 따도 연금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일까,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많은 수가 기초생활대상자임은 새삼 놀랄 사실이 아닐 만큼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물론 장애인 체육이 비장애인 체육만큼의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요구하는 것을 아닐 것이다. 다만 정부와 사회지도층의 관심이나 지원, 격려금조차 너무나 인색하다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씁쓸한 마음을 갖게 한다.
국민의 무관심은 또 다른 장벽이다. 열화와 같은 국민적 성원이 비장애인의 스포츠 현장뿐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쏟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외롭게 땀 흘려 훈련하는 장애인선수들에게 사회의 작은 지원과 격려가 사기와 경기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는 엘리트스포츠단이 있다. 2011년도에 창단된 뇌성마비 축구단 「위너스」와 올해 창단된 여성장애인 좌식배구단 「헤라」. 각각 11명의 선수로 구성된 스포츠단은 장애인의 신체적 결함이나 사회화 과정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장애인생활체육의 기본 바탕에서 비롯돼 자신의 기량을 스포츠를 통해 발휘할 수 있는 제반조건을 조성하고 각종 국내·외 대회에 참여, 우수 선수의 선발 및 체계적·과학적 육성 및 관리, 선수지도를 위한 우수한 경기지도자 양성 등 전문체육으로서의 발돋움을 하기 위해 창단되었다.
지난 10월 경기도 일대에서 제3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이하 ‘전국장애인체전’)가 열렸다. 27개의 종목을 두고 시·도 대항전으로 진행된 전국장애인체전은 런던장애인올림픽 직후 개최돼 역대 어느 대회보다도 풍성한 기록과 볼거리를 제공했다. 「위너스」와 「헤라」역시 전국장애인체전에 참가, 메달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각각 4위의 성적을 거두며 창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단으로서는 큰 성과를 이루었다. 그리고 생계와 훈련을 병행하며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값졌다.
「위너스」와 경상남도의「제니우스」의 3·4위전 경기가 펼쳐지던 날, 필자는 관람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았다. 그곳에는 비장애인의 축구경기처럼 빨간 티셔츠에 태극기를 든 붉은 악마는 없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외치던 ‘대한민국’도 없었다. 격렬한 몸싸움, 프로다운 면모 또한 비장애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경기였다. TV속 화면의 중계도 없었다. SNS와 블로그 등에서의 경기 후기도 없었다. 그렇지만 스포츠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선수 개개인의 뭉클한 사연은 여기, 장애인 스포츠경기 현장에도 있었다. 앞으로 계속해서 「위너스」와 「헤라」는 야간 조명에 의지해 생계와 병행해야만 하는 훈련을 이어가며 국내 각종대회에 참가하여 선수로서의 기량을 높여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메달을 목에 걸게 될 것이다. 필자는 많은 사람들이 그날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 선수들을 자랑스러워 해주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