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을 나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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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을 나눈다는 것
  • 편집부
  • 승인 2012.11.13 00:00
  • 수정 2014-04-08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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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희/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기획팀장, 사회복지사

 

반짝 반짝 빛나는 은빛 비늘이 박혀 있는 아름다운 무지개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무지개 물고기가 지나가면 다른 물고기들은 모두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한다. 어느 날 파란꼬마 물고기가 무지개 물고기를 찾아가 조심스럽게 은빛 비늘 하나를 줄 수 없겠냐고 부탁을 한다.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거라며 줄 수 없다고 버럭 화를 낸다. 마음이 상한 파란 물고기는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일러바치고 그 후 모두들 무지개 물고기를 멀리한다. 외롭고 쓸쓸한 무지개 물고기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 그 때 문어할머니가 무지개 물고기에게 말한다. “네 반짝이 비늘을 다른 물고기들에게 한 개씩 나누어 주거라. 그럼 너는 더 이상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다.” 무지개 물고기는 싫었지만 작은 은빛 비늘 한 개를 뽑아 파란 꼬마물고기에게 주었다. 잠시 후 다른 물고기들도 무지개 물고기 주변으로 모였고 무지개 물고기는 반짝이 비늘을 하나씩 하나씩 뽑아 나누어 주었다. 무지개 물고기는 가장 아끼는 보물을 나누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눠 주면 줄수록 기쁨은 더욱 커졌다. 문어할머니의 말처럼 훨씬 행복해졌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미르쿠스피스터’가 쓰고 그린 동화 ‘무지개 물고기’의 내용으로 나눔을 통해 자신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나눔(sharing)은 금전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을 상호적으로 나누고 함께하자는 뜻으로 흔히 나눔 하면 떠올리기 쉬운 기부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다.

우리 사회의 나눔에 대한 인식이나 문화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나눔이라고 하면 기업이나 잘 사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으로 이해하거나 돈으로만 가능하다는 생각과 그 금액이 엄청난 액수를 상정하는 것 등이 우리 사회의 나눔에 대한 인식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눔은 돈으로만, 돈이 많은 사람이나 기업만이 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발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런 인식의 전환을 바탕으로 재능 나눔을 떠올릴 수 있다.

재능 나눔은 단체·기업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를 일컫는다. 자신의 역량을 마케팅이나 기술 개발에만 사용하지 않고 기부를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임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려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일반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참여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이 있다. 또 개인뿐만 아니라 동창회 등 사적 모임, 단체기관, 학교 등도 재능을 갖고 있다. 누구나 가진 재능이기 때문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재능 나눔이다. 내가 가졌을 때는 나 한 사람의 재능이지만 나누면 그것은 값진 선물이 된다. 우리의 소외된 이웃에 웃음과 기쁨을 주는 아름다운 나눔이 되는 것이다.

재능 나눔은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나눔의 주체와 객체가 서로 직접적 소통을 가능케 한다. 재능 나눔의 주체가 객체에 직접적으로 서로 일정한 공간을 통해, 만남을 통해 재능 나눔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능 나눔은 물적 재화의 제공인 전통적 기부에서 볼 수 없는 그 대상물의 무한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보와 지식이 있는 곳이면 모든 것이 재능기부의 대상물이 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소액기부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나눔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있어 핵심적인 특징인 동시에 요소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남녀노소, 사회지도층과 일반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재능을 자원봉사로 연결시켜 우리 사회의 자원봉사 문화를 정착하는 데 기여하고 적재적소의 봉사활동으로 주체와 객체 모두 만족하는 질 높은 봉사활동이 정착될 것이다.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는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나누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 분기별로 찾아와 지역주민들의 자동차를 점검해주고 있는 기아자동차 연수지점, 재가 장애인가정에 매주 반찬을 만들어주고 있는 연수구자원봉사대, 기꺼이 복지관을 찾아와 장애인분들에게 멋진 공연을 보여준 나우무용단, 복지관 복도마다 멋진 그림을 전시해준 시나브로회화회, 매번 소식지 해내기에 시를 써주고 있는 유정선님, 온라인 홍보를 통해 복지관 사업과 장애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 장지예님을 비롯한 해내기서포터즈, 성인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국악을 가르쳐주는 이혜주님 등. 각각의 소중한 재능을 나누어 복지관뿐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나눔 문화를 확산해가고 있다.

연말이 다가온다. 독자 중에는 그동안 재정적·신체적 도움만이 나눔이라 생각했던 경험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도 부담을 느꼈던 경험이, 나눔이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수많은 재능 중 단 한 가지만 남을 위해 쓰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라본다. 나와 남이 행복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무지개 물고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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