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통화에 대한 기본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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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통화에 대한 기본예절
  • 편집부
  • 승인 2012.10.19 00:00
  • 수정 2013-01-21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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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시선

 

최근 기자는 과거 몇 차례에 걸친 불의의 사고와 선천적인 구강건강 결핍으로 인해 치아의 대부분을 발치해 뇌성마비 장애특성상 동반되는 언어장애와 함께 제대로 된 발음을 할 수 없는 상태라 의사소통의 불편을 겪고 있다.

언어장애로 인한 불편함이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게 매 순간 겪게 되지만 요즈음엔 화가 날 지경이라 이번 칼럼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려 한다.

기자 생활 7년차를 넘어선 기자는 얼굴이 알려져 웬만한 행사장에 가면 먼저 과거 모 국회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많이 봤다느니, 장애인 인권옹호단체의 기자회견이나 투쟁결의대회 현장에서 많이 봤다는 얘기를 인사처럼 듣는다.

그러나 전화 취재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못 알아듣겠다.”는 내용이 통화상의 주된 답변이다.

기자를 화나게 하는 통화는 소위 장애인 당사자 단체나 옹호단체에서 근무한다고 하는 직원들의 태도다. 상담업무의 대다수를 차지할 전화 업무에서 기자보다 언어가 부자유스런 장애인들도 상당수 있을 것인데 그들의 태도는 짜증내기 일보직전이다.

일례로 몇 번 취재한 적이 있는 A, B 단체에 가는 길을 문의하거나 취재나 원고청탁의 진행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전화를 했을 때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내용은 ‘지난번 왔던 사람 같은데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불쾌한 내용이었다.

힘들게 기억을 끄집어내 그 단체를 찾아가 그 직원에게 “아니 선생님이 일반인도 아니고 소위 장애인 관련 단체에서 근무하시는 분인데 전화를 왜 그렇게 받느냐, 그런 식으로 전화 받지 마세요.”라며 화를 낸 적도 있을 정도다.

반면 서울 광화문역에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C활동가의 경우 똑같이 통화내용을 못 알아듣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태도는 달랐다.

그는 정중하게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잘 못 알아듣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기자가 생각하는 뇌성마비와 같은 언어장애인에 대한 최소한의 전화통화 기본예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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