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보호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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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보호막
  • 편집부
  • 승인 2012.09.21 00:00
  • 수정 2013-01-23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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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차미경 기자

 

지난 17일 태풍 산바의 기승으로 전국이 흔들리던 날, 트위터 상에서 눈길을 끌던 게시물이 있었다.

트위터 이용자(@dolmen85)는 “국회 앞 비 오는데 장애인분 1인 시위. 우산 받쳐주는 경찰”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동차를 탄 장애인이 1인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뒤편에서 우산을 받치고 서 있는 경찰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후 한 언론사에서 사진 속 경찰을 인터뷰했고, 그 경찰관은 “국회의사당 입구로 경비근무를 나왔다 장애인을 발견, ‘오늘은 태풍 때문에 위험하니 일찍 귀가하거나 우산을 드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몸이 불편해 우산을 들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전 경위는 남은 근무시간인 1시간 동안 장애인에게 우산을 씌워줬다고 한다.

기자 역시 그 트윗과 기사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물론 경찰관에 대한 감동이 밑바탕이었지만 한 편에서는 전국이 태풍의 움직임에만 관심이 있던 그날 한 장애인은 어떤 절실함이 있어서 그날 그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었을까? 그리고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그의 무거운 침묵에 힘을 보태줬다는 데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에겐 잠시의 감동으로 끝날 일이지만 그 장애인에게는 어떤 모진 비바람에도 꿋꿋이 일어날 수 있는 보호막을 얻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자 역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닌, 먼저 내민 손길, 관심, 그리고 진심어린 마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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