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이번호 문화면에 소개된 영화 ‘안녕, 하세요’ 시사회를 다녀왔다. 시각장애학생들의 고민과 꿈 실연 등 그들의 생활을 담백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를 만든 임태형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자꾸 보면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기자 역시 시각장애인들을 자주 접하는 입장에서 감독님의 말에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는데…사실 나는 아직 그들을 낯설어하고 있다는 걸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느꼈다.
영화가 끝날 때쯤 작품 속 주인공인 아이들의 사진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아이들의 눈은 우리가 익숙하다 느끼는 초점 없는 눈빛도 있지만 양쪽 눈의 크기가 다르거나 안구가 없어 함몰돼 보이는 모습의 아이도 있었다.
영화를 보며 그들의 삶에 감동을 받으면서도 사진 속 아이들의 모습에 살짝 놀라는 내 스스로를 느끼며 ‘아직 멀었구나’를 느꼈다.
익숙해진다는 건 아무런 도구 없이, 노력 없이 이루어짐에도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가장 큰 장애물을 가지고 있는 그런 것이다.
영화 속 지혜가 영화 스텝의 인기척을 느끼고 거리낌 없이 “안녕, 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을 마주할 때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는 ‘익숙해지는 날’이 찾아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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