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화학공장 ‘간’ 거들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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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화학공장 ‘간’ 거들떠보자
  • 편집부
  • 승인 2012.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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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현/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간담도센터 교수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서 단백질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탄수화물, 지방, 호르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에 관여하며 약물이나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해독합니다. 이뿐 아니라 소화작용을 돕는 담즙산을 만들며, 면역세포가 있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 장기입니다. 기능별로 상세한 역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에너지 관리

 간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관리센터 구실을 합니다. 간은 장에서 흡수된 영양소를 저장하거나 다른 필요한 물질로 가공해 온몸의 세포로 분배합니다. 몸에서 필요한 알부민이나 혈액응고 인자 같은 물질을 합성하는데 간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간경변증 환자의 잇몸이나 코에서 출혈이 나타나거나 쉽게 멍이 드는 현상은 간에서 합성돼야 할 혈액응고 인자가 합성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해독작용

 간은 독소를 분해합니다. 몸에 들어온 각종 약물이나 술, 기타 독성물질을 분해?대사해 배설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소변이나 담즙을 통해 배출하는 작용, 이른바 해독작용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간은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약이나 민간의학 혹은 대체의학에서 유래한 약제들은 간에 유해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간 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약을 복용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양약을 처방 받을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사와 상의해야 하며 어떤 약제의 경우에는 약물간 상호작용에 의해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음주시에 섭취되는 알코올과도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약제로 바꾸거나 여러 약물을 병합 사용하는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상담이 꼭 필요합니다.

호르몬 감시

 간은 각종 호르몬을 분해하고 대사하는 작용도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인슐린 분해가 잘 되지 않고 간의 글리코겐 저장량도 부족해 공복으로 인한 저혈당이 초래되기도 합니다. 만성 간질환 환자한테서는 성호르몬의 대사가 저하돼 겨드랑이나 치부의 털이 빠지거나 여성에게서는 생리 이상, 남성에게서는 고환 위축 혹은 여성형 유방이 초래되기도 합니다.

지방의 소화

 간은 지방을 소화하는데 중요한 담즙을 생성해 담도를 따라 소장으로 배출하며, 이 과정을 통해 다른 물질을 장내로 배설하기도 합니다.

면역 및 살균 작용

 대장 점막을 통해서 혈액에 흡수돼 몸으로 들어간 균은 간을 거치면서 쿠페세포라는 대식작용(균을 잡아먹는 기능)을 하는 세포에 의해 다 죽기 때문에 약 1% 미만의 세균만이 무사히 간을 통과해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경변증 환자에게서는 이 기능이 저하돼 각종 세균에 감염되기 쉬우며 대표적인 예가 여름철에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먹고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특히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박스>

간질환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① B형 간염 환자와 접촉하는 것은 좋지 않다. → 간염 환자와 술잔만 돌려도 전염된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
② B형 간염 환자는 절대 안정해야 한다. → 절대 안정보다는 적당한 활동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직장생활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③ 지방간은 술 먹는 사람에게만 있다. → 지방간은 음주와 무관하게 발생하기도 하며, 이를 비알콜성 지방성 간질환이라고 합니다.
④ 건강식품이 간에 좋다. → 생약 안에는 이로운 성분 이외에도 수많은 불필요한 성분들이 섞여 있어, 섭취 후 간 손상을 입는 일이 많이 발생합니다.
⑤ 피곤과 과로가 간 질환의 원인이다. → 흔히 피곤과 과로가 간질환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아닙니다.
⑥ 간암 환자들은 보신탕을 피해야 한다. → 간암 환자들이 보신탕을 피해야 될 이유는 없으나 동물성 고단백질의 섭취는 주의해야 합니다.
⑦ 간경변증은 매우 위험하다. → 간경변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더라도 아직 전반적인 간 기능이 괜찮다면 너무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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