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지 3년이 되었다. 전공을 바꾸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던, 특수교육을 전공으로 하기 전부터 만났던 아이들. 학부 때 만난 내게 배움을 준 아이들. 그리고 현장에 나와 마음을 나누며 함께 하는 아이들. 요즘처럼 연말이 되면 모두 내게는 선물 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무한~도전! 무한~긍정!
우리 아이들은 ‘무한~도전!’이다. 숨 쉬는 것부터 ‘엄마’ 하며 부르기, 앉기, 식사도구 사용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기술도 과제분석을 하여 하나씩 배워 나가야 한다. 이 아이들이 학습된 무기력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도전적인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물론, 아이들은 어렵다. 언젠가는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무한~긍정’의 에너지를 교사는 아이들에게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교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에이, 얘는 못 해’라고 생각할 때와 ‘그럼, 잘하지’라고 생각할 때의 아이들의 성취도 차이는 눈에 띄게 크게 나타난다.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
‘그만! 안 돼! 하지 마!’ 우리 아이들은 왜 이렇게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은 것일까. 친구와 함께 놀고 싶다고 살짝 잡았을 뿐인데 꼬집는다며 ‘하지 마!’, 선생님 나 좀 봐주세요, 하며 큰 소리로 이야기한 것인데 ‘시끄러워! 그만!’, 이거 뭐지? 하며 신기해서 한 번 만져 본 건데 ‘만지지 마!’ 세상에서 함께 살기 참 힘들다. 이유도 제대로 말 안 해주고 교사의 안 좋은 감정을 가득 실어 부정적인 말들만 가득 듣고 지내는 아이들의 인생은 즐거울까? 교사와 아이의 입장이 바뀌어서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렇게 말을 내뱉을 때는 몰랐던 아이들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세상을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함께 즐겁게 활동하는 속에서 바람직한 행동이 증진되면 아동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즐거운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전폭적 신뢰, 기다림의 미학
‘우와~ 그래, 이렇게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지? 옳지! 아이 잘 하네~ 한 번 더! 파이팅!’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시작하며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일상의 말들 중 하나이다. 그 누구든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도전 정신이 생길 만큼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지원과 응원이 있으면 힘과 용기가 생긴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다. 조금 느리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우리 아이들의 잠재능력은 무궁무진하다. 교사는 아이들을 전폭적인 믿음으로 기다려주고, 한 걸음 나가는데 용기를 주는 지원군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러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조금 기다리면, 아이들은 ‘준비~~~~~~~~ 출발!’ 하며 어느새 목표 행동을 향해 한 걸음 발을 뗄 것이다. 한 걸음 내딛었을 때의 감동은 기다려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특수교사만의 매력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이 모든 것의 기본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아이들의 문제 행동, 기다림의 시간, 다른 여러 문제들을 다 이겨낼 수 있도록 한다.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고, 사회적으로도 낮은 지위는 아니기에 ‘그냥 계속 하지 뭐.’ 하며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처음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그 아이들을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여 함께 할 때 마주치는 문제들은 그 사랑의 힘으로 모두 이길 수 있게 된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사랑의 힘이 가득 생겨서 사회 구성원이 되어 자라날 때 마주치는 문제들도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매일매일 처음 교사가 되고 싶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인, ‘조금 느리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며 함께 호흡하고 웃고 소통하는 속에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교사’가 되기 위해 아이들의 웃음 가득한 모습을 바라보며 사랑과 긍정의 에너지를 충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