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1박2일
상태바
함께하는 1박2일
  • 편집부
  • 승인 2012.01.02 00:00
  • 수정 2013-01-25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경임/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어쩜, 뜨거운 햇살 아래 땀 배출이 되지 않는 장애인들에게는 다행일 수도 있지만,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문화나눔 중 하나인 여름캠프라 생각이 들면 비가 아닌 화창한 날씨를 기대해야 함이 맞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센터식구들과 가기로 한 날 무작정 떠났다.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를 보면서 말이다.

출발한 첫날은 비가 오지 않아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고 물에 들어갈 사람들은 들어가 저녁 먹을 때까지 나오지 않았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같은 장소인 원주 ‘간현국민관광유원지’로 떠났다. 떠나기 전 우리 회원들은 유난히 말들도 많고 걱정도 많이 했다. 당연한 일이다. 그들이 물어보는 것마다 시원히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훨체어는 다닐 수 있어요? 장애인화장실은 있어요? 샤워는 할 수 있어요? 잠은 어떻게 자요? 밥은 어떻게 먹어요?”

흠…이 모든 것에 시원히 대답은 해 줄 수 없지만 시원히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는 일과 그 기분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누군가 물었다. “중증장애인들을 데리고 이렇게 원시적으로 캠프를 가도 되나요?” 그럼 이렇게 설명한다. 벌써 4년째 이러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 친구들과 또는 가족들과 계곡으로 놀러 갔을 때 상황을 말해준다. 목적지 가는 동안 길이 막혀도 휴게소에 들려 잠시 볼일을 보고 군것질거리에 기웃거리면 오징어 한 마리라도 사가지고 차에 올라 다시 목적지로 향해가는 동안 그 오징어 한 마리가 주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고, 서로 도와 텐트도 치면서 다 완성이 되었을 때 손바닥 털며 뿌듯한 기분에 입가에 미소 한번 짓는 기분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이다.

또한 밤새 계곡 물소리 들으며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아침이 밝아 올 때 계곡에 물안개 오르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비가 내려도 비를 맞으며 텐트도 치고 빗물과 함께 먹는 라면 맛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다녀온 친구들은 내년에 다시 가는 날까지 말한다. 아니 같은 장소에서 작년 일을 말한다. 작년에 놓고 온 안경을 찾는 친구도 있고 밤새 고스톱을 치고 머니를 잃어도 웃는다. 휠체어에서 내리지 못한 친구들도 허리가 아파도 내년에 또 가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묻는다. “내년에도 가나요?” 갑니다. 1박2일 프로그램을 더 강화해 서바이벌이 될 수 있게 만들어 갑니다. 복불복 말입니다.

여러분도 참여하세요. 저희 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화나눔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