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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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1.07.25 00:00
  • 수정 2013-01-25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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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신적 장애인을 위한 비만관리 요령

장애인과 비만

 

순서

1. 장애인의 비만 현황

2. 장애인의 비만 원인

3. 신체적 장애인을 위한 비만관리 요령

4. 정신적 장애인을 위한 비만관리 요령

5. 장애인 비만관리를 위한 정책적 보완점들

 

 

4. 정신적 장애인을 위한 비만관리 요령

 

박종헌 /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연구소 연구교수

 

올해 초 ‘장애인 비만실태조사 및 정책개발 연구’를 수행하면서 저희 연구진도 깜짝 놀랐던 사실은 가장 비만율이 높은 장애유형이 정신장애였다는 점입니다. 신체활동이 힘들 수밖에 없는 신체적 장애인의 비만율이 높을 것이라는 점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신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의 비만율이 이렇게까지 높은 것은 의외였습니다.

심층 면접을 통해 정신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이 비만에 빠지게 되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 자신이나 보호자가 비만 문제에 대한 경계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장애 문제에 깊이 고민하게 되면서 심리적 위축과 스트레스를 겪게 되고 비만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게 됩니다. 보호자의 잘못된 정보에 따라 건강식품을 남용하면서 비만에 빠지기도 하고, 사회적 고립에 따라 의지를 갖지 못하고 인스턴트식품이나 술을 과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정신적 장애인의 비만관리를 위해서는 본인과 보호자가 함께 건강증진 캠프에 참여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건강증진 캠프는 질병 및 장애의 위험성을 알리고 자기 몸을 스스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프로그램부터 시작합니다. 일방적인 주입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참여자들 모두에게 각각 최적화된 운동 및 식이관리 프로그램을 찾아봅니다. 무엇보다도 캠프는 짧은 기간 동안 함께 숙박하면서 집중적으로 건강관리 프로그램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지역사회 내에서 정신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증진 캠프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장의 많은 분들이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나 전체 장애인을 포괄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인력 및 재정적 지원이 덧붙여진다면 더 많은 장애인들이 비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정신적 장애인의 비만 관리를 위해 중요한 것은 의료기관과의 협조입니다. 신체적 장애에 비해 정신적 장애는 장애 자체로 인한 의료기관 이용률이 더 높고 그 기간도 더 깁니다. 국내에서 통계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지만, 적지 않은 정신장애인들이 정신과 약물이 비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마 약물의 진정작용에 따라 신체활동이 위축되고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서 비만이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정신적 장애인들이 외래를 이용할 때 장애 증상 외에도 비만 문제까지 함께 관리될 수 있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정신장애인의 48.4%가 비만이라는 얘기는 정신장애인 두 명 중 한 명은 비만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나머지 한 명도 비만에 빠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외래를 방문하는 모든 정신적 장애인에게 비만과 합병증 검사,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 교육이 제공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겁니다.

이처럼 정신적 장애인의 비만을 관리하는 문제는 신체적 장애인에 비해 훨씬 더 어렵습니다. 기존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그 무엇을 만들어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회복지사나 임상의사 개인의 ‘선량한 의도’에만 의존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식으로는 절대로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결국 장애인 비만을 관리하는 일은 지역사회 내 장애인 복지시설이나 체육시설에 지원을 늘리는 일, 동네 의료기관에 적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 장애인과 보호자에 대한 현물 혹은 현금 급여를 제공하는 일 등으로 전환됩니다. 다음 글을 통해 현재 보완되어야 할 정책적 문제들을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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