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변화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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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변화가 됩니다”
  • 편집부
  • 승인 2011.07.08 00:00
  • 수정 2013-01-2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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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클럽하우스 해피투게더 시설장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클럽하우스 해피투게더’라는 곳입니다.

해피투게더는 정신질환으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정신질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에 초점을 두고 이 분들이 지역 사회 내에서 평범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입니다.

오늘은 제가 그동안 해피투게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변화’에 대해서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마 2008년 12월 송년회였던 것 같습니다.

해피투게더를 이용하는 정신장애인(이하 회원) 한 분이 나름대로 ‘변화’라는 테마를 정했던 듯, 해피투게더를 이용하기 전과 후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맡은 업무를 하면서 자긍심을 느낀 적도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적극적으로 되지도 않았고, 리더십이 생기지도 않았으며 변화하는 자신을 보며 놀라워하기는커녕 전혀 변화를 느끼지 못했고…(중략)…

하지만, 해피투게더에 오지 않았다면 업무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며, 오늘 같이 이렇게 글을 쓰고 발표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제 자신이 변한 것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지만 저는 이런 모든 것들을 변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스퍼거장애(전반적 발달장애 중의 하나, 정신장애통계편람)로 자신의 관심사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대인관계를 포함한 사회적 상호교류의 어려움이 있어 자신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지 않는 분이었기에 저는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어떠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회원 스스로는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회원은 본인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느끼고 있었습니다.

회원들의 변화를 위해 제가 존재하고 해피투게더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감기약을 먹으면 콧물과 기침이 뚝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신장애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회원들은 다른 질환이나 장애를 가진 분들보다도 회복의 속도가 매우 느려 주변인들로 하여금 회원의 변화를 기대하기는커녕 지쳐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저도 소감을 발표하신 회원의 변화에 대해 무뎌져 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의 무뎌진 감각에 정신차리라는 듯, 회원은 분명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 정신장애가 하루아침에 없어진 것이 아니라 회원에게 그대로 있었지만, 해피투게더에서 펼쳐지는 매일의 일상이 회원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되었고 그것이 희망이 되어 회원을 변화시킬 수 있던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기다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해피투게더에서 저와 함께 꿈을 꾸고 있는 모든 정신장애인들이 아주 느리지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의 속도를 빨리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향한 우리의 무한 신뢰와 믿음뿐이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정신장애인의 느리지만 분명히 변화되는 이 재미난 변화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해피투게더는 정신장애인의 변화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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