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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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만
  • 편집부
  • 승인 2011.06.13 00:00
  • 수정 2013-01-25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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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헌 /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연구소 연구교수

순서

1. 장애인의 비만 현황

2. 장애인의 비만 원인

3. 신체장애인을 위한 비만관리 요령

4. 정신장애인을 위한 비만관리 요령

5. 장애인 비만관리를 위한 정책적 보완점들

 

 

1. 장애인의 비만 현황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비만은 현재 세계 인류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5번째의 위험요인입니다. 해마다 280만 명의 성인들이 과체중 및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비만의 주요 합병증으로는 심뇌혈관질환(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 등), 당뇨병, 근골격계질환(골관절염 등), 각종 암(자궁내막암, 유방암, 대장암 등) 등을 들 수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 한국에서 비만은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통용되던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30kg/m2 이상)은 서구 백인들의 체형을 근거로 결정된 것이어서, 이 기준에 따른 한국의 비만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에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회의가 인종적 차이를 고려하여 아시안인들의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25kg/m2 이상)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한국에서도 비만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한국인의 비만 유병률 조사는 1998년부터 수행되고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일 것입니다. 이 조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표본추출법을 사용할 뿐 아니라 전문가들이 직접 신체계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국민건강영양조사의 가장 최근 조사 결과, 한국 성인들의 비만율은 34%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장애인의 비만율은 어떨까요? 보건복지부의 의뢰에 따라 2011년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연구소에서 수행한 ‘장애인 비만실태조사 및 정책개발 연구’는 한국 장애인 비만현황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조사연구였습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국민건강보험 일반건강검진을 이용한 모든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비만율과 건강행태, 만성질환유병률 등을 분석하였습니다. 이 결과 장애인의 비만율은 39.5%로, 비장애인의 비만율 34.7%보다 4.8%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애유형별로 비만율을 살펴보면, 정신장애인의 비만율이 가장 높아서 48.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신장애인 두 명 중 한 명꼴로 비만이라는 얘기입니다. 그 다음으로 하지지체장애인 45.0%, 척추지체장애인 43.5% 순서로 높은 비만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의 원인을 과도한 고열량식이 섭취와 과소한 신체활동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높은 비만율은 한국 사회에 장애인을 위한 식이관리와 운동시설이 충분하게 제공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비장애인에서는 남성의 비만율이 여성보다 2.5% 정도 높지만, 장애인의 경우 여성의 비만율(44.8%)이 남성보다 8.2%나 높다는 것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44세 이하 여성장애인의 비만율이 24.3%에 불과하지만, 45-64세 여성장애인의 44.4%, 65세 이상 여성장애인의 49.6%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애인 중에서도 중장년 여성의 비만관리가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만의 위험성은 높은 합병증 이환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상체중인 장애인의 고혈압 이환율이 19.6%인 것에 비해, 비만장애인의 고혈압 이환율은 31.1%로 1.6배나 높습니다. 고혈압뿐만 아니라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도 비만장애인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늦은 편이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장애인의 비만실태가 조사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후 몇 차례의 글을 통해 장애인의 비만율이 높은 원인을 알아보고 장애유형별 비만관리 요령과 정책적 보완점들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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