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세계장애인대회의 선행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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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세계장애인대회의 선행 조건
  • 편집부
  • 승인 2011.05.09 00:00
  • 수정 2013-01-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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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유엔총회격인 ‘2012 ERA 세계장애인대회’를 1년 5개월여를 남겨두고 대회 조직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 단체들의 움직임이 한결 바빠졌다. 오는 17일부터 20일에는 내년 대회를 앞두고 개최 예정지인 인천 송도에서 사전점검을 가질 모양이다. 개최지인 인천시 역시 대회장과 숙소 등에 대한 편의시설 완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고 대회 준비를 위해 특별전담팀까지 꾸린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재활협회 주관으로 오는 2012년 10월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2012 ERA 세계장애인대회’는 세계 100여국에서 장애관련 전문가, 활동가 등 30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66차 ESCAP 총회에서 ‘제2차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 계획(2003~2012년)’을 최종 평가하기 위한 ESCAP 정부간 고위급회의 유치를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우리나라 개최가 획정된 ‘세계재활협회(RI) 세계대회’, ‘아·태장애포럼(APDF) 총회’와 함께 대규모 행사가 내년 인천에서 열리게 됐다.

2012년 ESCAP 정부간 고위급회의는 아태지역 53개국 정부·민간단체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해 제2차 아·태 장애인 10년 계획의 성과와 과제를 최종 평가하고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 계획의 추진 여부와 전략수립을 논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부고위급회의와 정부·민간공동회의를 갖고 공동선언문도 채택한다. 이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림으로써 한국은 앞으로 10년간 아시아·태평양지역 장애인의 복지수준 향상과 권리증진을 위한 국가간 협력과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세계재활협회 세계대회’는 100개 회원국 1000여명이 참석해 집행위원회의, 총회, 지역별회의, 학술대회 등을 갖는다. ‘아·태장애포럼 총회’는 아태지역 28개국 300여명이 참석해 집행위원회의 총회, 세미나 등을 갖고 공동성명서를 채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장애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회장과 숙소 등의 마련과 편의시설 같은 외형적인 대비도 중요하지만 대회가 얼마나 알찬 내용을 담아낼 수 있을지가 보다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개최도시의 이름을 딴 유엔 선언문 채택은 그래서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인천 행동계획으로 불릴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 행동계획’에는 장애인이 모든 영역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하고도 완전한 사회참여 보장, 장애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 노력 촉구 등의 내용이 담길 모양이다.

허나 행동계획안이 최우선적으로 UN 장애인권리협약(CRPD)과 그 의정서를 조속하고도 완전한 비준을 촉구하고 비준 후 의무이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 우리 정부는 뜨끔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07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는 서명했으나 협약의 선택의정서 서명은 유보한 것이다. 선택의정서가 진정제도와 장애인권리위원회에 의한 직권조사권을 부여하고 있어 국내적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협약은 전문과 본문 및 선택의정서로 구성되고 장애인의 전 생활영역에서의 권익보장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할 국제적 구제절차를 정한 선택의정서에 대한 비준마저 유보한 상태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10년을 주도한다는 것은 난센스이자 수치일 수밖에 없다. 선택의정서 비준은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대회 준비의 선행 과제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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