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진출과 보육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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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사회진출과 보육복지
  • 편집부
  • 승인 2010.12.28 00:00
  • 수정 2013-01-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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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 지역발전위원회 지역경제국장
▲ 김영삼 / 지역발전위원회 지역경제국장

 

점심식사 후 광화문 광장을 산책하다 보면 분수를 오가며 뛰노는 어린 아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 아이들을 분수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다. 저 아이의 엄마는 처음부터 직장을 다니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사회생활을 포기한 것일까?

2010년 현재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은 51%이며, 대졸이상의 학력을 가진 여성의 비율은 40%를 넘는다. 지난해 사시 합격생 중 여성의 비율은 36%, 행시 47%, 외시 49%였으며, 교사 임용고시에서의 여성 합격생은 전체의 90%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자 4천423명 중 1천485명(34%)이 여성이었다. 이렇듯 전문직종으로의 진출과 고학력자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현상에는 이면이 있게 마련이다.

지난 4월 미혼 직장인에게 결혼 후 출산 계획을 물은 조사에서는 14%의 직장인이 자녀를 낳고 싶지 않다고 답하였으며, 그 이유로 육아 부담(48%)이 1위를 차지하였다. 기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79%가 육아문제로 직장을 그만두려했던 경험이 있다. 기혼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있어 육아 문제는 넘어야 할 큰 산이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인 것이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결혼은 선택이라고 답한 2,30대 여성의 비율이 4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한 맞벌이 부부 중 남성의 집안일 참여 시간은 42분으로 여성의 3시간 27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조사된 바 있다. 집안일이라는 것이 비단 청소, 빨래, 설거지에 국한된 것일까? 아마도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육아에 대한 대부분의 책임이 엄마에게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기혼 여성, 그 중 자녀가 있는 여성에게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은 사회활동에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직장을 가지고 육아에 집안일까지 척척해내는 여성들을 수퍼맘이라고 부르는 이유 또한 그들이 안고 있는 책임과 일의 양이 영화 속 수퍼우먼이나 할 수 있을 법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 중 67%는 육아와 가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여성 실업률과 보육시설을 이용 중인 아동의 관계를 살펴보면, 보육시설에서 보육 중인 아동수가 많은 제주도나 전북의 경우 해당 지역의 여성 실업률이 각각 1.3%와 2.2%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으나, 보육 중인 아동수가 적은 울산이나 부산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여성 실업률이 각각 4.8%와 3.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가사 및 육아문제가 여성의 경제활동에 실질적인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가 육아와 가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여성 고급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커다란 사회적인 손실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게 될 것이다.

올해에는 민선 5기 자치단체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있었다. 선거 이후 각 자치단체장들은 해당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느라 부산스럽다. 그러나 지역 내 다수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더라도 여성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지 못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제시할 때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위한 여건이 동시에 마련되어야 실효성이 높아진다.

지역발전위원회는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역발전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친서민정책의 근간이 일자리 창출로부터 비롯되지만,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이 수반되기 위해서는 보건,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요구에 부합되는 여건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여성의 사회 진출 속도에 걸맞은 보육복지 시책 마련은 고급 여성 인력의 사회 진출, 저출산 문제,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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