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나눔, 그리고 이웃과 함께 하는 풍성한 식탁
상태바
김장나눔, 그리고 이웃과 함께 하는 풍성한 식탁
  • 편집부
  • 승인 2010.11.05 00:00
  • 수정 2013-01-28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명섭 /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 한명섭 /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숨이 턱턱 막혀오던 계절이 끝나고 어느덧 낮보다는 밤이 더 긴 계절이 왔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집집마다 김장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김장을 담그는 날은 온 집안 식구가 다 모여 돼지고기를 푹 삶아 갓 담근 김치에 돌돌 말아 나눠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올해는 추석이후 배추 값 폭등과 그에 따른 김치대란으로 전국이 한 차례 몸살을 앓은 탓에 그 어느 해보다 김장의 계절이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매년 열리는 여러 단체의 ‘김장나눔’ 행사는 배추 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진행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저희 복지관도 예외는 아닙니다. 매년 이맘때면 자원봉사자와 후원자의 손길을 빌려 복지관 앞마당 한가득 김치를 담가 지역의 장애인들에게 나눠드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다른 방법으로 김장을 나눠볼까 합니다.


  한 가정에서 김장을 담글 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치 한 포기 더 담가 나누는 형태의 ‘김장나눔’ 행사입니다. 연수구 가족봉사단과 개인 가정이 3-4포기의 김치를 더 담가 가족과 함께 이웃에게 전달하는 김장행사입니다. 이는 단순히 김장김치를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제 어릴 적만 하더라도 김장철 새로 담근 김치를 골목을 누비며 이집 저집 나르는 심부름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것이 바로 나눔 아니었을까요? 특별한 일이 아닌 지극히 자연스럽고 마땅하고 평범한 일 말입니다.


  ‘김장나눔’ 행사 외에도 저희 복지관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 식탁을 나누는 ‘외식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외식업체와 연계하여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을 맞는 지역장애인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입니다. 비장애인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외식문화가 장애인들에게는 이동권의 문제라든가 경제적인 문제들 때문에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시작된 이번 사업은 많은 분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밑반찬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 텃밭에서 키운 배추로 김치를 담가 이웃에게 전달하는 단체들, 한 끼 식사를 하지 않고 금액을 기부하는 사람들, 푸드뱅크를 통해 음식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 나그네 된 자들을 위해 따뜻한 음식을 준비하는 민들레국수집, 무료급식소에서 수고하시는 자원봉사자들, 결식아동을 위한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사업 등이 인천 지역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사회에서 나눔이 빈번해지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일이 많아지면 인천지역이 나눔의 지역으로 시끌벅적해지지 않을까요?


  이처럼 지역사회와 그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웃과 가까워질 수 있는 일들, 그것이 우리 사회복지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며 우리의 복지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