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관 사례관리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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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관 사례관리의 과제
  • 편집부
  • 승인 2010.10.25 00:00
  • 수정 2013-01-28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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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현 /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

몇 달 전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10주년 기념으로 장애인복지관의 역할과 기능에 관한 세미나가 열렸었다. 장애인복지관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논의는 이미 1990년대부터, 혹은 그전부터 지속되어온,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변함없이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아마도 장애인복지관이 존재하는 한 지속되는 네버엔딩의 숙제일 것 같다.

최근 인문학강좌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이클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갗를 복지관 직원들과 함께 읽었다. 교양서라고는 하지만 이해하기에 녹녹치 않는 내용이었지만 많은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 이 책에서 칸트는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많은 것들이, 인간조차도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과 함께, 반대로 사회복지에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조직도 수단보다 목적에 가깝게 사고되고 있지는 않은지에 생각이 이르렀다. 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의 복지향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의 이유가 있다. 서론이 길었으나 장애인복지관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정체성 논의는 아마도 장애인복지관이 장애인복지의 수단으로서 잘 기능하기 위해 꼭 필요한 논의가 아닌가 생각한다.

장애인복지관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기관의 역할과 기능의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사례관리이다. 사례관리는 사회복지사라면, 사회복지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장 익숙한 사회복지용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에 와서는 ‘사례관리’가 마치 사회복지실천의 전부를 말하듯 생활시설, 복지관, 직업재활시설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복지기관, 시설에서는 사례관리를 전면에 내걸고 있는 것 같다.

사례관리가 장애인복지관의 기능과 역할의 정체성 고민에서 바람직한 대안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사례관리는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고,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으로서, 재활영역에 치중되어 있었던 장애인복지관의 실천영역을 확대하고, 많은 비판을 피해갈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례관리에 대한 수많은 정의는 우리를 상당히 혼란스럽게 하며, 사례관리 자체가 과연 장애인복지관에서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인가 혹은 수행하여야 할 기능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이는 미국의 리즈널센터(regional center)와 같이 진단판정과 예산통제의 공적기능을 위탁받은 사례관리 기능이 필요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전문서비스 제공을 중심으로 한 실천기능을 강조하며, 또 어떤 이는 단순한 서비스의 조정과 중개의 기능이 현실적이라고 한다. 진단판정 기능을 강조하는 이는 사례관리를 서비스의 배분과 조정의 권한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민간기관간 네트워크를 통해 사례관리가 실천가능하다고 한다.

사회복지의 정의가 그렇듯, 사례관리도 통일된 하나의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며, 앞서 기술한 어떤 것도 다 바르고 필요한 것들이다. 다만, 수단으로서 장애인복지관의 기능과 역할로서 적절한 사례관리의 형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통제와 조정의 권한을 갖는 사례관리, 그리고 내부의 수많은 재활서비스들... 그 자체로 완벽한 사례관리와 복지서비스를 꿈꾸지만, 이와 함께 덩치가 점점 커지는 복지관을 바라보며, 자랑스럽기도 하다가, 순간순간 의문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규모가 커지고 있는 복지관… 몇 년째 동결되고 있는 보조금 등 재정적 한계가 규모를 자꾸 키우게 하는 것도 있지만, 어느새 복지관이 우리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복지관의 발전이 장애인복지의 향상이며, 지역사회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며 장애인복지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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