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선 전문기자의 정신장애 이해와 치료효과 높이기 시리즈]③ 병이 되는 잠 다루기 3부-건강한 잠을 위해 모든 것을 해봤을 분들을 위한 이야기
상태바
[이창선 전문기자의 정신장애 이해와 치료효과 높이기 시리즈]③ 병이 되는 잠 다루기 3부-건강한 잠을 위해 모든 것을 해봤을 분들을 위한 이야기
  • 이창선 기자
  • 승인 2024.04.06 09:00
  • 수정 2024-04-04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치료해 갈 수 있는 정신장애. 제대로 앎이 대처에 필요하다.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모두 걸릴 수 있는 다양한 정신장애들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 및 주로 적용되는 치료 전략 개관 시리즈를 총 16가지 주제로 연재한다. 본 시리즈 기획특집 기사를 집필하는 이창선 전문기자는 심리학과 치료약학 전공자로서 이상·임상심리학, 정신의학 문헌 분석, DSM-5와 ICD-10, 정신장애 학술자료 분석을 기반으로 기사 내용을 제시한다. _편집국

수면제 ‘복용 전, 복용 중에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치료를 위해 수면장애 진단 기준이 발전돼 왔다. 국제수면장애진단분류 3판(ICSD-3)과 DSM-5는 수면장애의 여러 유형을 알려주며, 수면 문제 양상은 다양하다. 또한 불면의 원인이 한 가지만인 경우보다, 여러 원인이 얽힌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치료는 개별 접근이 필요하지만, 치료를 위해 필요한 공통 사항은 있다. 다수의 불면장애 치료 연구 및 수면 연구자들이 제시한 약물치료 방침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며, 이구동성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준 사항을 정리해 소개한다.

첫째, 불면 치료를 위해서 약물복용보다 더 우선되며, 복용 전이나 복용 중에 꼭 배우고 경험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추천된 두 가지 치료방법이 있다. ①잠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과 관련된 규칙(수면위생)을 배우고 지키는 것과 ②수면에 대한 부적절한 습관, 생각, 태도를 바꾸는 인지행동 치료이다. 수면제에 의존하고 있는 분들은 이 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잠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먼저 해야 할 것은 불면장애 원인과 유발요인을 주의 깊게 확인하는 것이다. 불면이 지속되면, 잠의 시작과 유지를 방해할 수 있는 의학적 원인을 찾고, 정신질환, 술이나 카페인과 흡연의 영향 및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성분에 유발요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잠을 자고 깨는 패턴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 수면 약물 연구자료들은 불면장애가 아닌데 오인하는 경우에 대해 알려준다. ‘일주기 리듬 수면각성장애’는 ‘불면장애’와 다르기에 치료전략도 다르니, 구별해야 한다.

일주기 리듬 수면각성장애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수면-각성 주기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시간대에 비해 2시간 정도 이상 늦는 유형이다. 늦게까지 잠을 잤기에 늦게까지 잠이 잘 오지 않는 증상을 겪는 경우인데, 불면장애로 오인하는 경우들이 많다. 늦게 일을 시작해서 늦게 일이 끝나는 근무 형태의 직업이거나 우울증, 성격장애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알려진 원인이다. ⓑ반대로 2시간 정도 앞당겨진 유형이 있다. 일찍 자기에 이른 새벽에 잠이 깨는 경우인데, 이른 아침의 불면증으로 오인하는 경우들이 있다.

셋째, 수면 약물 복용을 ‘하기 전에’ 배워야 할 사항들이 있다. 모르고 있다면 안전을 위해 바로 알아두어야 한다. 또한 효과적인 최저 용량을 복용하며, 복용 중에는 증상의 관찰에 힘써야 한다. 수면제는 의존성, 내성, 부작용의 위험성으로 인해 약물의 용량이나 가짓수가 늘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는 정신약물 연구자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양육자가 키워주는 불면증도 있다?

“우리 아기는 밤에 자다가 깰 때 엄마가 안아주지 않으면 잠을 다시 못 자고, 낮잠인 때도 그래요.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생후 6개월 된 진희는 양육자가 안고 토닥여 주지 않으면 스스로 잠들지 못한다. 수면을 방해할 신체 질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잠이 부족해 늘 보채고 운다. 여러 방법으로 달래 보았지만, 이제는 부모도 진희와 함께 잠이 부족해지고 예민해져 부부간의 말다툼이 늘었다. 이는 ‘소아의 수면개시(연관형)불면증’의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사례이다.

소아 신경학 연구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진희의 불면증은 양육자가 잠을 재우는 방법에 의해 생긴 것이다. 스스로 잠드는 습관을 길러주지 못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정상 발달을 하는 생후 4~5개월 된 아기는 깨었다는 신호를 하지 않고도 밤새 잘 수 있기에, 이 아기의 수면 상태에는 문제가 있다. 진희의 양육자는 ①평소에 아기가 깨어 울거나 어떤 신호를 보낼 때마다 먹이거나, 안아주거나 토닥여 재워 주었다고 한다. ②또한 아기를 재운 다음에 잠자리에 눕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소아 수면 전문가들은 이 두 가지를 불면증 원인으로 꼽았다.

왜냐면 잠드는 것은 ‘학습’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소아 신경학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 두 가지가 문제였다. ①아기가 잠들려 할 때마다 양육자의 손길을 느끼면서, 잠자기 위해서는 자신을 만져줌이 필요하다고 뇌에서 학습되고, 다시 자려면 같은 만져줌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밤에 자다가 깨었을 때, 양육자가 주던 손길이 없으면 스스로 다시 잠들지 못하고 울며 다시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증상이 반복된다. ②소아 수면 전문가들은 ‘스스로 잠드는 습관’을 갖게 돕는 양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습관을 가지려면, 평소에 아기가 졸려하지만 깨어 있을 때에 아기의 잠자리에 눕혀주어야만 한다. 진희는 이 경험이 적었다.

한편, 신경발달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은 수면장애를 흔히 겪는다. 이들의 수면 문제 양상은 다양하지만,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된 것은 적절한 수면 환경 마련, 수면훈련을 지속할 것, 기저 수면질환의 진단과 치료, 필요한 경우에는 의료진의 관찰에 따라 멜라토닌과 같은 수면 유도 약물 사용이다.

 

너무 졸려서 못 견딜 때는 어떻게?

낮에 심각하게 졸려서 삶에 지장이 있다면, 과다수면장애, 기면증, 클라인 레빈 증후군이라는 각기 다른 수면장애 중 하나일 수 있다. 과다수면장애 치료는 원인을 찾아 교정함이 우선이다. 약물로 메틸페니데이트나 모다피닐을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기면증은 모다피닐 등의 약물치료 방법을 주로 사용하지만, 동시에 수면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실천 교육이 치료에 필수이다. 대표적인 예가 치료과정에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실천하게 돕는 것이다. 기면증이 있다면, 낮에 정신이 맑아짐을 위해서 규칙적인 낮잠이 권고된다. 일상생활 중 점심식사 후와 오후 4~5시경에 5분 정도의 규칙적인 낮잠이나, 규칙적으로 25~30분 정도의 낮잠을 자는 방법이 치료 연구들에서 제안되었다. 또한 기면증이 있는 어린이, 청소년은 대인관계가 나빠지며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본인 외에 가족, 친구, 학교에 이 장애를 설명해 주위에서 도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만 한다. 매우 중요하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