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
김종두
목어는 눈을 감지 않는다.
뜬눈으로 불면의 세상을 잠재운다.
시간이 목어를 두드린다.
목어의 시간 속으로 사람들이 걸어 들어간다.
하늘로 오르지 못한 물고기
하늘가 닿았던 나무에서 발라내
세월의 물기를 털어 말리면 목어로 풍장 된다.
바람의 물살이 허공에 매달린 목어의 유영을 돕고 있다.
축축이 젖은 시간들이 목어를 키운다.
내장을 비운 공명에 알들은 깨어나고
눈을 뜬 치어들은 소리의 여운을 따라 세상으로 나아간다.
말라붙은 비늘과 뼈로 남아
물기를 털어내듯 우는 목어
치어들은 어미 울음소리의 음표를 하나씩 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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