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디지털훈련센터_장애인일자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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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디지털훈련센터_장애인일자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그린다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4.01.26 09:00
  • 수정 2024-01-25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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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일자리는 제조, 바리스타, 제빵 등 10여 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를 넘어 5차 산업을 준비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직업훈련제도 역시 더는 제조와 서비스직에 머물지 않고 시대에 발맞춰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맞춤훈련’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디지털훈련센터가 있다. 기존의 장애인 일자리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장애인 일자리 패러다임을 그려나가는 인천디지털훈련센터가 그리는 청사진을 들여다보자.

지금의 인천디지털훈련센터는 경인지역 장애인들의 직업역량 향상과 그 능력을 힘껏 발휘하는 행복한 직업생활을 목표로 지난 2018년 11월 인천맞춤훈련센터라는 이름으로 부평구 현 위치에 개소됐다. 센터는 892㎡(약 270평) 규모로 이뤄져 있으며 수도권 1호선 및 인천선 지하철(부평역), 광역‧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이 센터 근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쉽다. 또한, 산업현장의 요구에 맞게 훈련 분야와 직종을 탄력적으로 개설‧운영하며 매년 120여 명의 장애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미 지난 1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던 센터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2023년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바로 ‘인천디지털훈련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디지털시대에 발맞춰 장애인 일자리 개발과 근로 희망 장애인의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변화를 꾀한 것이다.

 

빠른 취업 위한 ‘맞춤훈련’부터

근로자 능력개발 ‘양성훈련’까지

 

인천디지털훈련센터는 직접적인 취업을 위한 ‘맞춤훈련’ 과정과 근로자 개인의 능력개발 등을 위한 ‘양성훈련’ 등 두 가지 훈련과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맞춤훈련’ 과정은 기존 센터에서 운영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이 장애인을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 직무분석을 시행하고 이와 관련한 훈련과정을 설계 후 기업 맞춤형 훈련을 1개월(120시간 이상) 이상 이수함으로써 직무에 배치된 이후 바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신속하게 과정을 개설하고 짧은 기간 내에 집중하는 훈련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입사 후 따로 교육하거나, 직무와 맞는지 지켜봐야 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근로자 역시 취업 이후 바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디지털훈련센터로 개소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양성훈련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인천디지털훈련센터에서는 지난 2023년 8월 2일 지역 내 디지털 소외계층인 중증·고령·경력단절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1차로 진행한 컴퓨터 IT 특화 직업훈련 과정인 디지털 리터러시 양성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디지털훈련센터로 전환한 뒤 첫 성과다. 지난해 5월 4일 개강해 약 3개월간 컴퓨터 기초, 사무자동화 프로그램 활용, 스마트폰 활용, 자격증 취득 과정 등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으로 운영됐다.

센터는 인천 관내 지역 장애인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IT 기초능력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환경의 발전으로 IT 일자리는 증가하고 있으나 장애인 직업훈련 인프라가 부족하고, 최근 구직자의 연령층이 높아지고 있어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즉, 고령자 취업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맞는 훈련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장애인력 구조를 파악해 중·고령장애인, 정신적 장애인 등 교육수요 대상층을 세분화하여 실정에 맞는 훈련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역 내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컴퓨터 왕초보 탈출 과정’ 또한 진행하고 있다.

인천디지털훈련센터의 교육은 취업을 위한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교육생들의 정서적 지지와 사회 적응을 위해 미술치료, 음악치료, 대인관계 기술 등 다양한 교양 수업도 병행한다. 특히 미술치료 수업의 경우, 다양한 촉감과 색감을 느낄 수 있어 교육생들에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센터 곳곳에는 교육생들이 미술치료 등을 하면서 만든 결과물들이 전시돼 있다.

 

지난해 맞춤훈련 102명 수료 82명 취업

맞춤훈련직종 20개중 IT관련 12개 60%

 

지난 한 해 동안 인천디지털맞춤훈련센터를 통해 장애인 102명이 맞춤훈련을 수료하고 그중 8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하반기부터 디지털훈련센터로 전환하면서 맞춤훈련 추진직종 20개 중 IT 관련 직종이 12개로, 전체 직종에 60%를 차지하는 등 빠른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훈련과정을 기반으로 연계된 기업과의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직업군을 발굴, 채용과 연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민간기업 길병원 자회사 가천누리는 사진 굿즈 제작의 장애인 신규직무를 개발했으며 센터에서는 ‘챗 GPT 및 영상 미디어 편집과정’을 운영함으로써 새로운 직업군을 발굴했으며, 공공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주택조사에 필요한 데이터관리 사무 OA과정을 위한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IT 양성훈련 도입기의 큰 성과는 훈련수요를 바탕으로 기초적인 접근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인천 관내 50대 이상 장애인은 81.9%(전국 80%)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20~30대) 대비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과는 관계가 멀게만 느껴졌던 고령‧여성장애인 등이 IT 양성훈련 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고 이를 통해 도전의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한 해 센터는 컴퓨터 기초과정을 설계, 20명의 훈련생을 교육했으며 그 결과, Microsoft Office Specialist(MOS) 국제자격증을 7명이 취득했고, 디지털 리터러시 훈련 수료자 중 4명이 상위과정 IT 경영사무 지원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컴퓨터 기초교육(스마트폰, PC 사용법 등)과 실용교육(문서작성, 실무활용)으로 구성, 특히 스마트폰 주사용 기능인 지도·택시 앱, 영화예매, 카카오톡 등의 사용법을 교육해 일상생활 사용 편의에 도움을 주는 교육과정이다.

 

서비스직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 다양

훈련기회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인천디지털훈련센터’로 기관명은 변경됐지만 기존 맞춤훈련은 현재진행형이다. 센터 측은 인천디지털훈련센터는 미래 디지털 산업사회에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수준별 IT 훈련을 진행하고, 기업이 현장에서 원하는 IT 관련 직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마련된 곳으로 기존 맞춤훈련 기능에 IT 전문훈련이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그랜드하얏트 인천에서는 호텔 서비스 지원업무로 맞춤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한화금융서비스(주), SK쉴더스 등 대기업과 맞춤훈련 3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인천시교육청과 연계한 학교 일자리(교무행정실무사·특수교육실무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유) 재택사무직에 장애인 훈련생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양성과정의 경우 컴퓨터를 활용한 디지털 훈련에 관심이 있는 장애인이라면 평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올해는 꼭 자기개발은 물론 나아가 취업을 통한 진정한 의미의 자립을 위해 용기를 내 볼 것을 적극 추천했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과거 장애인을 채용하는 것을 ‘혜택’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개인의 능력을 토대로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다.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 기업과 사회의 인식 개선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장애인 당사자도 자기개발과 차별화된 능력을 지녀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디지털훈련센터는 변화를 꿈꾸는 장애인들이 용기를 가지고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도록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자신의 기량을 한껏 끌어올리고 싶다면, 고민하지 말고, 인천디지털훈련센터의 문을 두드려보자. 당신의 두 번째 인생이 열릴 것이다.

인터뷰/구연진 인천디지털훈련센터장

“미래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도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 다할 것”

 

새해에는_ 2024년 갑진년은 푸른 용, 청룡(靑龍)의 해라고 합니다. 행운과 성공의 상징인 푸른 용의 기운으로 <장애인생활신문> 독자와 훈련생 여러분들이 계획하신 새해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용기 있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인천디지털훈련센터는_ 미래 디지털 산업사회에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수준별 IT 훈련을 진행하고, 기업이 현장에서 원하는 IT 직무 관련 훈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마련된 곳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존 맞춤훈련 기능에 IT 전문훈련이 강화된 IT 특화 맞춤훈련센터라고 볼 수 있죠.

그동안의 맞춤훈련은 4차 산업 관련 전문적인 교육 훈련 진행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기업 대부분이 장기훈련을 통한 인재 양성보다는 급히 이뤄지는 채용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훈련을 한 달 정도로 진행하고 있었죠. 하지만 IT 관련 직무는 짧은 기간 내에 훈련을 통해 업체가 원하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가 없다 보니 훈련생의 수준에 따라 IT 특화 양성훈련이 선행되고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맞춤훈련과 연계해 성공적인 취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실 그동안 기업에서 근로자를 원하더라도 요구에 맞는 인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고자 우리 센터에서는 ‘양성과정’을 새로 개설하게 됐습니다. 기본기를 갖춘 인재를 지속해서 양성한다면 기업의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다 빨리 대응할 수 있고, 또 근로자와 기업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낯선 모집방법에 대해_ 대부분의 훈련과정 등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훈련생을 모집하고 일정 교육 진행 후 취업을 연계해주는 것과 달리 인천디지털훈련센터는 기업의 채용 신청이 들어온 후에 그 기업이 원하는 근로자를 1대1 맞춤 시스템으로 훈련하기 때문에 아직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양성훈련과정을 새로 신설함으로써 꼭 취업을 위함이 아니더라도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 참여도 가능합니다. 더 많은 장애인분이 센터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취업이라는 성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센터의 최종 목표는_ 지난 2023년도는 IT 양성훈련 도입기로 기본적인 훈련수요에 대응하고 IT기기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IT 기초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중·고령·여성장애인 일부가 IT 훈련을 경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도 관내 장애인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IT 기초 체력을 높이는 데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 환경의 발전으로 IT 일자리 증가에 반해 여전히 장애인 직업훈련 인프라가 부족하여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가 시급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디지털훈련센터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2024년에는 고객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IT 훈련 단계를 레벨업 할 계획입니다. IT 수준별 양성과정과 더불어 기업 실무 적용에 초점을 맞춘 IT 맞춤훈련을 통한 디지털 장애 인력 양성의 내실을 기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국가 자격, 디지털 관련 국제자격증 등을 장애인 훈련생이 취득할 수 있도록 독려함으로써 실무적용률과 성취감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번째는 기업 등 고객수요를 바탕으로 유망분야 IT 수준별 디지털 훈련 직종을 선별, 운영해 취업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장 실습 중심의 직무훈련을 더욱 강화하고, 인천 관내 기업 규모가 큰 제조업, 병원업, 교육기관 행정 등을 중심으로 직무 연합형, 컨소시엄형 맞춤훈련을 추진해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로 연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기업 수요에 대응한 IT 직무개발에도 힘쓰는 한편, 일상의 IT기기 활용 능력을 높여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기초과정 운영에도 꾸준한 시간을 할애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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