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몸이 함께 만드는 질환 다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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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몸이 함께 만드는 질환 다스리기
  • 이창선 기자
  • 승인 2023.12.02 12:00
  • 수정 2023-11-3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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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신체질환으로 인해 성격의 변화와 우울, 불안, 정신증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 정신상태 회복을 기대하려면 몸의 질환을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성격장애 시리즈 후속편으로 우울, 불안 등 정신상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질환 안내 및 성격의 기능을 건강하게 하는 방안을 기획해 2회에 걸쳐 게재한다.
기획특집 기사를 집필하는 이창선 전문기자는 심리학과 치료약학 전공자로서 정신의학 문헌, 특정 정신장애 학술자료, DSM-5와 ICD-10 및 관련 연구들, 이상·임상심리학 분야 자료 분석을 기반으로 기사 내용을 제시한다.

질환이 성격에도 영향을 준다?

#“직장에 출근해 오후가 될수록 뒷머리와 목이 뻣뻣해지며 머리 전체에서 통증을 느껴요. 퇴근 후 집에서 쉬면 통증이 좀 줄어들지만, 한 달 이상 반복되기에 병원을 갔어요. 승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인데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야심 있고 경쟁에 지쳐가는 40대 중년 남자의 이 ‘긴장성 두통’ 괴로움은 ‘정신신체장애’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긴장성 두통은 머리와 목의 근육이 장기간 수축되어 혈관을 압박함으로써 허혈이 생겨 발생한 것인데, 주요 원인으로 우울, 불안, 긴장, 경쟁, 초조한 마음이 꼽히고 있다. 만성적 불안과 우울이 원인인 두통은 정신치료와 함께 긴장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치료방법에 포함된다.

#“복통이 반복되어서 검사를 받으니 과민성장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약만 주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대장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도 해 주고, 정신신체장애라는 것이 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했는데 병까지 될 줄은 새삼 놀랐습니다.” 업무의 압박을 받는 30대 컴퓨터 프로그래머 직장인의 이야기이다.

이처럼 정신상태가 중요하게 관여해서 몸의 질환을 일으키고, 악화나 재발을 일으키는 경우, 때로는 질환을 완화시키는 경우를 ‘정신신체장애’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정신신체장애들은 심혈관계, 호흡기계, 소화기계, 피부질환, 두통, 만성통증, 면역계, 비뇨기계에서 나타난다. 좌절된 욕구를 보상하기 위해 야심차게 활동하고 독립을 추구하는 성격이 형성된 이들에게 소화성 궤양이 많이 발생했다고 알려졌다. 이 감정들이 위액분비를 증가시키고, 유전요인이나 위염과 같은 선행장애가 원인으로 관계된다.

정신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신체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함께 나타나는 질환을 다루는 의학이 ‘정신신체의학’이다. 따라서 신체질환으로 인해 정신질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포함한다. 예로서 정신신체의학 연구들에 의하면, 케토산증이 있는 환자들은 폭력이나 혼돈을 초래할 수 있다. 만약 신체질환에 의해 유발된 것이라면, 해당 의학적 질환의 치료가 이뤄져야 정신상태의 호전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성격의 변화, 우울, 불안, 환각과 망상’을 경험한다면 혹시 이들과 관련된 신체질환이 있는지 점검해 봄도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할 수 있다. 이를 돕기 위해 제작된 이 기사의 체크리스트는 정신신체의학에서 자주 보고된 질환의 특성을 조사해 작성되었다.

 

성격, 우울과 불안이 신체질환으로 일어날 때

기생충이나 벌레가 피부에 침입했다는 망상이 있다면? 이들은 벌레가 기어다니거나 쏘거나 무는 느낌을 호소한다. 이 경우에는 비타민 B12의 결핍, 요독증, 간성뇌병증, 암페타민이나 코카인 중독 여부, 뇌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정신치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치료관계 형성을 통해 약물치료의 순응도를 높임이 중요하다. 망상보다는 고통에 대해 대화하고 살충제 사용 등 해로운 행동을 하지 않도록 예방한다. 항정신병 약물에 반응을 보이고 강박성이 강한 경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도움이 되지만 순응도 유지가 관건이다.

우울과 불안이 함께 나타나기 쉬운 질환으로 꼽히는 것은 과민성대장증후군, 류마티스관절염, 갑상선기능이상 등으로 다양하다. 신경학적, 전신상태, 내분비장애, 염증성 질환, 결핍성 질환, 다양한 상황, 독성상태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불안은 질환에 따라 불안증상의 형태가 다양하다. 심근병증에서는 공황장애가 가장 많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만성 통증,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증, 뇌전증도 공황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범불안 장애는 쇼그렌증후군에게서 가장 발생빈도가 높다. 그레이브스병 환자도 범불안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신체질환에 의한 불안장애 증상의 다수는 주로 원발성 불안증상과 유사한 불안과 공황장애와 유사한 공황발작이다. 이외에 저칼슘혈증과 저혈당에서도 심각한 불안, 혼동, 행동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가장 흔한 정신질환이 우울증이라고 알려졌다. 관상동맥질환은 인지장애, 섬망 등도 흔히 병발한다. 이외에 좌측 전두엽 뇌졸중이 수일 내에 주요 우울장애가 발병할 위험이 가장 높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우울, 무감동, 기억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우울증이 흔히 병발하며, 갑상선 호르몬 대체요법만으로 우울증이 호전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치료반응이 느리면 항우울제 병용이 좋다. 노인 우울증이 잘 치료되지 않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비정상적인 기분으로 고양되며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에너지의 증가가 현저한 양극성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신체질환으로 대표적인 것은 뇌졸중과 같은 신경계의 질환이다.

 

질환의 상태에 따른 정신장애 대처법

앓고 있는 신체질환 상태에 따라 정신장애의 경과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해당 몸의 질환 상태가 시작된 일주일 또는 한 달 사이에 급성적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몸의 질환이 나아지기 전이나 나아진 직후에 정신상태도 좋아질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신체질환을 치료하면서 지침에 따라 항우울제나 항조증 약물치료를 함이 일반적인 치료방법이다.

스트레스에 의해 종종 악화되면서, 연부조직의 통증과 경직, 다수의 동통 유발점이 특징인 섬유근육통이 생겼다면, 불안과 불면이 흔히 나타난다. 이 경우 통증 조절에는 이완요법, 항우울제, 정신치료, 마사지 등이 효과적이다. 신체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불안의 경우에도 인지행동치료, 이완훈련, 대처기술 훈련이 도움이 된다. 우울증이 함께 있으면 항우울제를 사용한다. 일부 항우울제는 혈당 상승이나 저항을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환자가 안정된 일상생활을 통해 질환을 조절할 수 있음을 깨닫도록 돕는 지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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