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지역아동센터가 당면한 문제, 그리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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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지역아동센터가 당면한 문제, 그리고 제안
  • 편집부
  • 승인 2023.11.30 11:02
  • 수정 2023-11-30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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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철/인천지역아동센터총연합회 회장

도시 빈민가를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공부방은 2004년 법제화로 지역아동센터라는 정식명칭과 함께 제도권 안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인천에는 9개 군·구에 180개 센터 4890명 아동들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보호, 교육, 문화, 정서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지난 2020년 인천광역시에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급여를 호봉제를 적용해 지원함으로써, 법제화 이후 15년간 최저급여를 받으며 사명감 하나로 아동들을 돌봐왔던 종사자들의 근무만족도와 사기가 높아진 상태이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아동센터가 처한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무엇보다 열악하고 낙후된 시설의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당당한 사회복지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사설학원에 비해 열악하고 낙후된 시설은 아동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생활의 불편도 초래한다. 아동의 낙인감을 유발하는 현재의 낙후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곧 아동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다. 인천시만의 차별화된 수준 높은 실내 인테리어로의 개선은 센터장 모두가 염원하는 일이지만 각 센터의 힘으로만은 역부족이다. 지원이 시급한 부분 중 하나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경계선 지능 아동(느린 학습 아동)이 다수 이용을 하고 있어 업무와 돌봄이 부담되는 현실이다. 다행히 2020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느린 학습 아동의 사회적응력 향상을 위해 전담 교사 파견 등을 지원(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을 하고 있지만, 센터를 이용하는 느린 학습 아동이 4명 이상이라는 조건에 묶여 현재 인천에서 지원을 받는 센터는 전체 180개 센터 중 40곳에 불과하다. 느린 학습 아동의 경우 한두 명을 돌보기 위해서도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 그들을 전담할 수 있는 서비스 인력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종사자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인천시의 경우 종사자들에게 호봉제를 적용한 지원이 이루어져 고마운 일이지만, 아직도 일반 직장들에 비해 열악한 처우로 사회복지사들의 이직률이 높다. 제안을 하자면 시설장에게는 복지관 부장급 호봉체계를, 생활복지사들에게는 7호봉 이상을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 복지사들의 장기근속은 아동 돌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센터장들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건물 임대료다. 서울시와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추가운영비를 지원, 월세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는 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의 경우, 서구(강범석 구청장)의 관심과 노력으로 지역사회 기업을 받을 수 있게 돼 2023년부터 4년간 월 15만 원의 지원을 서구 관내 센터들이 받고 있는 중이다. 타 군·구도 관심의 대상이다.

앞으로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며, 건전한 놀이와 오락을 제공하고, 보호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등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한 종합아동복지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 지역아동센터들은 2024년부터 이용 아동들에게 해외문화 체험 및 어학연수 등 다채로운 해외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하모니즈 합창대회를 개최하여 아동들의 문화활동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그리고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선진지 연수 등은 물론 인천지역아동센터 부설 미래인지연구소의 연구활동 활성화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좋은 일도 많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도 산더미 같아 가슴이 답답해 온다. 하지만 각 센터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그래서 내년은 올해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의 지역아동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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