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애대학생 자퇴급증 이유’ 지원부족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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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애대학생 자퇴급증 이유’ 지원부족 아닌가
  • 편집부
  • 승인 2023.11.16 10:12
  • 수정 2023-11-16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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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대학생들의 자퇴와 휴학이 느는 가운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수업이 전면적으로 이뤄지던 2021년부터 장애대학생들의 자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사이 자퇴생이 2.4배 늘어난 것이다. 이들이 비대면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 장애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된 게 한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대학생들이 비대면 원격수업 기간 학습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관계 당국의 보다 명확한 분석이 있어야겠지만, 장애학생들의 학습권 차별 문제가 지적돼 온 마당에 ‘온라인 수업’의 불편함을 해소할 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나아가, 정부 차원의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을 위한 총체적 점검과 함께 교육인프라 및 지원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하겠다.


 전국 11개 거점 국립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학을 자퇴한 장애학생은 2019년 15명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11명으로 줄었지만 본격적인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2021년 30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지난해 36명, 올해 9월 기준 31명으로 느는 추세다. 이들 11개 대학 전체 장애학생수는 2019년 792명, 2020년 854명, 2021년 904명, 2022년 891명, 올해 943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장애학생지원센터 전담인력은 매년 동결됐다. 국립대 4곳은 전담인력이 1명에 그쳤다. 장애학생수가 작년까지 3년간 1.13배 느는 동안 자퇴생은 2.4배로 증가했다. 휴학생도 2017년 127명, 2018년 133명, 2019년 180명, 2020명 171명에서 지난해 203명, 올 9월 기준 203명으로 늘어난 데는 이유가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됐지만, 장애학생의 경우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다.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청각장애학생의 경우 온라인 수강 시 어려움으로 ‘소리에 대한 불편’, ‘대면강의보다 집중력이 더 필요한 점’, ‘자막 없는 점’을 주로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이 받은 지원은 속기 45.0%, 도우미 40.0%, 자막 37.5%에 불과했다. 시각장애학생은 인터넷이 끊기거나 들리지 않아 흐름을 놓치는 어려움을 겪었다. 농학생 역시 자막이나 수어통역이 많지 않아 인터넷 강의를 보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수업자료 제공 어려움’, ‘보조기기의 부재’, ‘정원 초과 혹은 마감’ 등을 이유로 장애인 입학을 거부한 교육기관이 0.6%나 됐다니 이래도 되는 건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장애인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장애학생 지원이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장애대학생 지원부서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대다수 학교는 여전히 예산 문제로, 관심과 이해 부족으로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원이 되더라도 학교에서 정해주는 서비스만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속기사, 수어통역사 등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하소연이다. 자퇴생 증가 원인은 너무 안이한 관계 당국의 정책 부재에서 기인한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 장애인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인프라 구축과 지원을 뒷받침하지 않은 정부와 교육계의 탓이다. 장애학생들의 교육현장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장애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교육체계의 일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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