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동들과 부모들의 성장기 “내가 그린 오티즘…바다로 가는 네 갈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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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동들과 부모들의 성장기 “내가 그린 오티즘…바다로 가는 네 갈래 길”
  • 정은경 기자
  • 승인 2023.11.09 13:40
  • 수정 2023-11-09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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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12일
아트레온신촌서

 

‘내가 그린 오티즘’이 오는 12월 9일 다섯 번째 전시를 연다. 작년에 이은 장아람재단의 후원으로 올해는 두 배로 확장된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넓어진 공간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일 년간 진행했고, 스물다섯 가정이 마음을 모아 한 해를 일군 네 갈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열일곱 명의 작가는 6~14세의 학령기 발달장애 어린이들이다. 각기 다른 아이들이 그림을 접하고 성장해 온 이야기를 통해 장애예술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 뼘 넓어지길 기대한다.

전시는 크게 4개 그룹으로 나뉜다.

그 첫째는 ‘내가 그린 오티즘’이다. 매주 정기적으로 장애예술교육 매개자와 만나 그림을 그려온 그룹이다. 장애 당사자의 일상과 그림과의 관계를 중심에 두고, 기존에 그려오던 그림 안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고민했다. 이희랑, 최민서 작가의 성장을 볼 수 있다.

둘째 그룹은 ‘홈 트레이닝 클래스’다. 타고난 재능이 그림을 시작하는 첫 단추가 아니라는 믿음으로, 아이에게 흥미 있을 환경을 제공하고 관찰하며 묵묵히 곁을 지키는 양육자가 되고자 훈련했던 부모 프로젝트다. 아이와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흘렸던 반년의 땀과 그 관계가 가능하게 했던 홈 아트 클래스의 이야기가 장애를 예술로 흘러들게 하는 작은 통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셋째 그룹은 ‘홈 아트 클래스’다. 아이와의 안정된 관계를 바탕으로 몇몇 양육자가 스스로 개척한 길이다. 이 가정들에 그림은 아이와의 소통을 끌어내는 새로운 언어가 됐다. 입으로 불어 물감을 퍼트리며 효과를 만드는 방식은 ‘윈드 아트’라는 이름으로, 집착이라 여겨지던 아이의 가위질은 ‘페이퍼 아트’라는 이름으로 이제는 예술이 됐다.

마지막 그룹은 ‘홍대 작업실’이란 주제로, 새로운 장애예술교육 매개자를 발굴하고 홈 트레이닝 클래스로 준비된 아이를 매칭해 장애예술의 교육현장을 확대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다섯 번의 ‘내가 그린 오티즘’전을 기획, 준비해온 장애예술교육 매개자인인 윤정은 씨는 “일 년을 준비하며 참 행복했다. 마냥 즐겁지만 않아서, 눈물을 쏙 빼는 날이 많아서, 그 시간을 함께 걸어 내고 마지막에 같이 웃을 수 있어서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장애는 문제가 아니다. 교육 시스템의 부재가 문제다. 그 부족한 부분을 한 땀씩 채워 나가는 일은 인간의 힘으로 해나갈 수 있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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