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결산] 대한민국 ‘종합 4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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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결산] 대한민국 ‘종합 4위’ 달성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3.11.02 13:00
  • 수정 2023-11-02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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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종목 345명 선수단 출전…
금 30-은 33-동 40개 메달 획득

중국 금메달 214개로 압도적 1위
2위 이란, 3위 일본이 차지

다음 대회 2026년 일본 나고야서 개최

 

▲ 10월 22일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우리 선수단이 태극기를 앞세우고 입장하고 있다.
▲ 10월 2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폐막식<br>
▲ 10월 2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폐막식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이하 항저우 AG)에서 우리나라 선수단이 목표로 세운 종합 4위를 달성하며 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다음 장애인아시안게임은 2026년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된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은 지난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진행됐으며, 45개국 3,8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 22개 종목에서 566개의 금메달을 두고 서로의 기량을 겨뤘다.

개최국인 중국이 금메달 214개, 은메달 167개, 동메달 140개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으며, 2위는 이란(금 44, 은 46, 동 41)이 차지했고 일본(금 42, 은 49, 동 59)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금메달 30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40개를 획득해 4위에 올랐다.

▲사이클에서 대회 3관왕을 거머쥔 김정빈 선수(사진 왼쪽)와 경기 파트너인 윤중헌 씨
▲ 탁구 여자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에서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서수연 선수

 

사이클 김정빈-탁구 서수연 3관왕 달성

유도 이정민 2연패…국가대표 유종의 미

 

이번 항저우 AG에서 한국은 사이클 김정빈(스포츠등급 MBR·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이 경기파트너인 파일럿 윤중헌(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과 함께 3관왕을 합작했다.

‘효자종목’이라 불리는 탁구에서도 서수연(스포츠등급 Class 1·광주광역시청)이 여자단·복식과 혼합복식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탁구는 주영대(스포츠등급 Class 1·경남장애인체육회), 박진철(스포츠등급 Class 2·광주광역시청), 김기태(스포츠등급 Class 11·부산장애인체육회) 등 2관왕도 3명이나 배출하며, 총 9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유도 이정민(스포츠등급 J2·평택시청)도 장애인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격에서는 이장호(스포츠등급 SH1·청주시청), 이명호(스포츠등급 SH2·청주시청), 이철재(스포츠등급 SH2·충북장애인사격연맹)가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에서 박홍조(스포츠등급 ARW1·서울시청)-김옥금(스포츠등급 ARW1·광주광역시청) 조가 혼합 복식 금메달, 휠체어 테니스 임호원(스포츠토토코리아)-한성봉(달성군청) 조가 남자 복식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수영 이인국(스포츠등급 S14·안산시장애인체육회)은 남자 접영 100m에서 일본의 마쓰다 안쿠와 100분의 1초까지 같은 기록으로 공동 금메달을 차지하는 마지막까지 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결과를 내놨으며, 누운 채로 팔로 페달을 굴리는 핸드사이크 도로독주에 참가한 이도연(스포츠등급 WH4·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밖에도 항저우 AG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와 바둑에서도 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주정훈(스포츠등급 K44·SK에코플랜트)은 태권도 남자 겨루기 80㎏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초대 챔피언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이름을 올렸고, 바둑에서도 김동한(명지대학교 바둑학과)은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달성하며, 이름을 알렸다.

패럴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론볼에서도 남자 단식 금메달 2개와 여자 단식, 혼합 복식까지 총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 이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 주정훈 선수(사진 왼쪽)가 금빛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유도의 이정민 선수가 90kg 이하 결승전에서 우승이 확정 되자 환호하고 있다.

 

목표순위 달성했지만 기초종목 열세

세대교체 등 풀어야 할 과제 남겨

 

우리나라의 경우 종합 4위라는 애초의 목표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차지한 ‘탁구’의 경우, 총 9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당초 기대했던 것에 절반가량뿐 기대에 못 미쳤고, 아시아 최강이라 불리는 론볼에서조차 당초 금메달 7개를 예상했지만 4개에 만족해야 했다. 육상에서는 금 1, 은 3, 동 2개밖에 따지 못했으며, 수영에서 나온 메달도 금 1, 은 6, 동 2개뿐이다.

중국은 금메달 214개를 차지하면서, 2위 이란 금메달 수 44개, 일본 42개와 비교했을 때 약 다섯 배 많은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뿐만 아니라 신인이나 2군급 선수들을 내보내고도 육상·수영 등 기초종목에서 선전하며 3위를 차지한 일본과의 차이가 금메달 12개로 크게 벌어진 반면 한국에 이어 각각 5·6위를 차지한 인도(금 29, 은 31, 동 51), 인도네시아(금 29, 은 30, 동 36)와의 격차는 금메달 단 1개에 불과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장애인 국가대표와 대회에 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나이’에 대한 문제도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항저우 AG에 참가한 우리나라 국가대표의 평균 나이는 39.1살이며, 남자 좌식배구 대표팀 평균연령이 45세다. 물론, 나이가 많다고 해서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핸드사이클에서 3연패를 달성한 이도연 선수는 51살이며, 탁구 2관왕 주영대는 50살이다. 또한, 양궁 혼성 복식 챔피언에 오른 김옥금 선수는 환갑을 넘어선 63살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선수들이 언제까지 국가대표 타이틀을 달고 세계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같은 더딘 세대교체의 문제성은 다만 어린 선수 발굴 부족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 장애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10명 중 8명은 후천적 질환이나 사고로 장애를 얻었다. 선천적 장애인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만큼 어린 학생 육성만큼이나 장애인 스포츠의 존재를 더욱 홍보하고 투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김승희 선수(사진 가운데) 의 론볼 경기 장면

 

기초종목 성과 위한 장기적 투자와

장애인 생활스포츠 저변 확대 필요

 

많은 숙제를 남겨두기는 했지만 그 안에서 희망을 못 본 것은 아니다. 먼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선발한 우수선수 중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는 54명이고, 이 중 80%인 43명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리스트는 17명으로 ‘집중 지원’의 효과를 봤다.

특히, 배드민턴 유수영(은1, 동 1개)과 정겨울(동 1개), 태권도 종목의 김원선(동 1개)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오는 2024년 파리 페럴림픽에서 기대 선수로 떠올랐다.

또한 아직 부족하지만, 육상종목의 경우 지난 2018년 자카르타 대회 때 평균연령이 38.04세였던 것에서 이번 항저우 AG에서는 31.18세로 낮아졌으며, 배드민턴 역시 자카르타 당시 41.15세에서 36.71세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을 이끈 김진혁 단장은 “후천적 장애인들이 많이 유입돼야 한다.”며, “제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종교단체나 보험사만 찾아왔지, 체육활동을 권유해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지금도 방 안에 누워만 있는 장애인들을 생활체육 현장으로 먼저 불러내야 한다. 단순히 나이를 어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하는 장애인의 숫자를 늘린다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양궁, 탁구, 사격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종목에서도 더욱 메달을 획득해 3∼4위권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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