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누구든 행복하게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는 도시 ‘인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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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누구든 행복하게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는 도시 ‘인천’을 꿈꾼다
  • 편집부
  • 승인 2023.10.19 09:00
  • 수정 2023-10-18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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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포용도시분과위원장

나는 장애아통합유치원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그 이후로도 다양한 장애를 가진 아이가 우리 반인 경우가 많았다. 몬테소리유치원, 숲생태어린이집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보조교사가 늘 함께 있어서였는지 큰 어려움은 없었고 오히려 그 아이의 말과 행동으로 한바탕 웃기도 하고 함께한 합주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다. 


 새삼스레 이런 기억들이 떠오르는 건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포용도시분과’에서 ‘통합놀이터 설치 확대 추진’ 사업을 결정한 이후부터였다. 아파트에 하나씩 있는 놀이터, 공원의 놀이터 시설이 모든 아이가 안전하게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인가? 놀이, 놀이터, 통합놀이터. 그때부터 다시 놀이터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 큰아이가 놀이터에서 살던 시절이 있다. 3살,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놀이터에 나가 고작 미끄럼을 거꾸로 올라가고 마냥 뛰어다니는 것에 불과하지만 매일 아침 눈뜨면 놀이터였고 5살,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유치원 하원 후 2시간은 친구들과 늘 놀이터에 있어야 했다. 심지어 생일파티는 늘 실내놀이터였고 우리의 회식도 실내놀이터가 있는 감자탕집이었다. 놀이가 아이의 일생에 전부였던 만큼 놀이터는 내게도 중요한 요소였다. 


 편해문 선생님의 ‘놀이가 밥이다.’라는 말에 공감하며 시설놀이터에서 벗어난 다양한 모험 놀이터에 관심을 두고 아이들의 다양한 놀이, 놀 권리에 대해 푹 빠져 있었던 적도 있었다. 가족 여행으로 일본 오키나와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있는 놀이터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큰 그물로만 이뤄진 놀이터 나무와 흙이 있는 생태놀이터 등 단순한 시설놀이터가 아니었다. 함께한 어린 조카들에서부터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 한국에는 왜 이런 놀이터가 없지?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었다.


 요즘은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놀이터가 감염병의 온상지일 때가 있었다. 아이들이 놀고 있으면 신고가 들어오고 아이들은 놀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이 어려워 모두 텔레비전 속으로, 컴퓨터와 휴대전화 속으로 그 욕구를 해결하고 있다. 감염병이 해제되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놀이터에 없다. 이상하다. 아이들을 동네에서 찾아 보는 것도 어렵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국제 행복의 날’인 20일 공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51점으로, 조사대상 137개국 중 57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행복도 1위 핀란드 다음으로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뉴질랜드 순이다. 이 지수가 아이들이 놀이터에 나오지 않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리를 걷다 보면 전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난데없이 놀이터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골목길 입구에, 광장 한쪽에, 넓은 인도를 따라서, 운하 옆 보행로에 울타리도 안내판도 없이 놀이터가 자리 잡고 있다. 놀이가 일상에 깃들여 있는 환경,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의 ‘잘 노는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는 도시에 모든 공공공간, 녹지공간에서 놀 수 있고 학교 주변의 길은 안전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고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공간도 제공한다. 무엇보다 어린이 놀이를 장려하는 지역정책을 만들고 어린이와 함꼐 공공공간을 만들어 간다. 이 아이들의 행복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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