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퍼붓는 비와 뜨거운 태양이 반복되는 여름, 뒤숭숭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전시회가 열렸다. 오는 8월 25일까지 국립정신건강센터 전시관에서 진행되는 “마음을 그리다Ⅰ”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전시회는 정신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의 감정과 경험을 나누며,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편견과 차별을 받는 정신장애인에게 소통과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전시회는 정신장애 예술인 이정하, 최준석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 내면의 감정, 회복 과정 등을 담아내어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장애인생활신문’은 “마음을 그리다Ⅰ”에 소개된 작품을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8월의 무더위와 폭우가 휩쓸고 간 공허한 마음 한켠을 작품을 감상하면서 어루만지길 바란다. 아울러, 잘못된 오해와 편견으로 조금 더 외로운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시선이 이번 지상전시를 통해 따뜻하게 변화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길 기대해 본다. '인권운동' 이정하 작가
2000년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수개월 동안 제대로 된 잠조차 잘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조건에서 가혹하게 일을 했다.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발병 후에도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극장판 애니메이션, 게임 등 제작 활동을 계속하였으나, 개선되지 않은 환경에서 병의 호전은 기대할 수 없었기에 8번의 강제입원을 겪게 되었다. 그로 인해 건강은 완전히 상실되고,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 정신장애인 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법인 ‘파도손’을 설립하고, 정신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10여 년째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창작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 못다 한 이야기 / 1180×900. 캔버스에 아크릴 / 이정하
“정신장애라는 족쇄 탓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마음의 풍경을 그려냈다.”(작가 글)
[지상전시] 꿈은 아지랑이 같은 것…마음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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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시] 꿈은 아지랑이 같은 것…마음을 그리다
차미경 기자
승인 2023.08.03 17:05
수정 2023-08-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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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퍼붓는 비와 뜨거운 태양이 반복되는 여름, 뒤숭숭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전시회가 열렸다. 오는 8월 25일까지 국립정신건강센터 전시관에서 진행되는 “마음을 그리다Ⅰ”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전시회는 정신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의 감정과 경험을 나누며,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편견과 차별을 받는 정신장애인에게 소통과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전시회는 정신장애 예술인 이정하, 최준석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 내면의 감정, 회복 과정 등을 담아내어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장애인생활신문’은 “마음을 그리다Ⅰ”에 소개된 작품을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8월의 무더위와 폭우가 휩쓸고 간 공허한 마음 한켠을 작품을 감상하면서 어루만지길 바란다. 아울러, 잘못된 오해와 편견으로 조금 더 외로운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시선이 이번 지상전시를 통해 따뜻하게 변화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길 기대해 본다.
'인권운동' 이정하 작가
2000년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수개월 동안 제대로 된 잠조차 잘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조건에서 가혹하게 일을 했다.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발병 후에도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극장판 애니메이션, 게임 등 제작 활동을 계속하였으나, 개선되지 않은 환경에서 병의 호전은 기대할 수 없었기에 8번의 강제입원을 겪게 되었다. 그로 인해 건강은 완전히 상실되고,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 정신장애인 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법인 ‘파도손’을 설립하고, 정신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10여 년째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창작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숨은 양초 그림’ 최준석 작가
일기장도 죄다 버린 지 오래됐는데, 별것도 없는 예전 기억들을 다시 꺼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매번 무슨 핑계로건 작업을 시작하기가 꺼려지는 마음이 앞서곤 했습니다. 꾸역꾸역 시작하면 어느 정도는 진전이 있더군요. 그러나 반복해서 글과 그림에 뛰어들자 재미와 기쁨도 느꼈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무엇엔가 몰입한 적이 있었던가 싶고, 제게도 노력을 쏟아부을 일이 주어진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최준석 작가는 모든 작품에서 양초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인 만큼 그림마다 숨어 있는 양초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