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한글자막’ <밀수> <더 문> 등 극장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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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한글자막’ <밀수> <더 문> 등 극장서 본다
  • 편집부
  • 승인 2023.07.19 15:40
  • 수정 2023-07-19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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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농아인협회에 자필로 눌러쓴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 자신을 배우 김선호의 오랜 팬이라 밝힌 청각장애인 이모씨는 “김선호 배우의 무대인사를 꼭 보고 싶어서 <귀공자>의 시사회에 찾아가는데 자막 없이 영화를 볼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된다”고 했다. 개봉 전에 진행되는 시사회라 자막이 없는 일반 영화이기에 실제로 이씨는 약 2시간을 영상으로만 내용을 추측하며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그저 좋아하는 배우의 작품을 다른 팬들과 똑같이, 빨리 보고 싶었을 뿐인데 영화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영진위와 한국농아인협회 등에서 접수한 실제 사례를 재구성>

앞으로 청각장애인들 역시 개봉일에 맞춰 최신 영화를 극장에서 한글자막과 함께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7월 26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 신작 <밀수>를 시작으로 한글 자막이 나오는 최신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한다고 7월 10일 밝혔다. 8월 2일에는 김용화 감독의 SF 영화 <더 문>이 같은 형태로 상영된다.

한글자막 영화는 자막이 없는 일반 영화와는 다른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예매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온라인, 현장에서 티켓을 발권할 때 ‘한글 자막’을 별도로 선택해 관람할 수 있다.

한글 자막이 삽입된 최신 한국 영화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아닌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도 매년 약 100편의 한국 영화가 청각장애인 등을 위해 한글 자막·화면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자막과 해설 제작에 시간이 걸리는 탓에 영화가 개봉하고 약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더구나 이렇게 제작된 영화는 자막과 해설 음성이 한꺼번에 나오는 방식이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관람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영진위는 설명했다.

영진위는 장애인 관객이 최신 영화를 개봉일에 관람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10월 멀티플렉스·배급사·장애인단체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제작사·배급사가 영화 개봉 전 한글 자막과 화면 해설을 만들고, 상영관이 한글 자막 한국 영화를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르면 올해 말부터는 시각장애인이 화면 해설을 들으며 극장에서 최신 영화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영진위는 이 같은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7월 5일 배급사·멀티플렉스·장애인단체와 ‘시각·청각장애인 차별 없는 영화관람 환경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기용 영진위 위원장은 “보다 많은 영화와 극장에서 관람의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업계와 함께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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