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2017년까지 수도권 지하철 휠체어리프트 사고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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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2017년까지 수도권 지하철 휠체어리프트 사고 ‘17건’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3.01.25 09:21
  • 수정 2023-01-2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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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22주기 결의대회 갖고
권리예산-이동권 보장 촉구
(사진=KBS 뉴스화면 갈무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월 20일 ‘오이도역 휠체어 리프트 추락 참사 22주기’를 맞아 ‘장애인권리입법․예산 쟁취를 위한 전국집중결의대회’를 용산 대통령실 근처인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갖고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2001년 1월 22일 장애인 노부부는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역(4호선)에서 설 명절을 맞아 가족을 만나려고 2층 역사로 가기 위해 장애인용 리프트에 탑승했다. 노부부를 태운 리프트는 2층에 도착하기 직전 리프트를 지탱하던 철심이 끊어져 노부부는 7m 아래로 떨어졌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할머니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때부터 전장연은 22년 동안 ‘장애인도 이동하고 싶다’고 투쟁했으며, 2021년 12월 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에서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지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오이도역 추락 참사 이후에도 2002년 발산역에서, 2006년 신연수역에서, 2008년 화서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타다 떨어져 숨졌으며 불과 5년 전인 2017년엔 신길역에서도 리프트 추락사고로 장애인이 사망하는 등 2017년까지 수도권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 관련 사고는 17건에 달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 “대중교통이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이용해야 한다. 그 대중교통을 장애인들은 목숨을 걸고 타고 있는 것이 현실임에도 서울시는 전장연에 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예산을 정부에게 요구하고 이 정도 예산으로는 어림없다고 정부에게 항의해야 한다. 누구한테 덮어씌우려 하는가.”라고 비난했다.

김재왕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 민주국가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다수결이다, 결국 좀 더 많은 사람이 뜻을 모으면 그 뜻에 따라 소수는 뭔가 할 수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그렇다면 배제되는 사람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 아무런 의견을 낼 수 없는 걸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헌법에서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들의 요구는 헌법이 보장하는 장애인의 이동권이란 기본권 보장을 위해 국가가 의무를 다하라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손해배상 청구는 장애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돈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장애인들과 만나 기본권 침해에 대한 치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22년간 어떤 힘으로 버텼냐고 많이들 물어본다. 힘들었지만 이 사회가 장애인에게 무감각한 것보다 낫다. 인간에 대한 존엄을 포기할 수 없어서, 무감각하게 살 수 없어서 우리는 22년 동안 이 자리에 있다.”며 지하철행동의 취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우리가 싸우는 대상은 경고 방송하는 삼각지역장이 아니고, 장애인의 죽음과 존엄을 외면하는 한국사회다.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죽고 다쳤다는 사실보다 싸워보지도 못하고 잊혀졌다는 사실, 그 치욕의 역사를 우리는 바꾸겠다.”면서 “아무리 모욕적인 순간이 많아도 지하철행동, 포기하지 않는다. 시민권열차의 승강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경찰 등에 의해 지하철 탑승이 원천 봉쇄된 가운데 삼각지역 4호선 역장과 6호선 역장은 번갈아 가며 1분여 간격으로 “역 시설 등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경고 방송을 해 결의대회를 방해했으며, 장애인들은 경고 방송이 한동안 멈추면 “역장님들 힘 내세요.”라며 함성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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