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민간보고서 어떤 내용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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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민간보고서 어떤 내용 담겼나?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2.06.23 17:52
  • 수정 2022.06.23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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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이행 심의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장애인연맹 등 28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UN CRPD NGO연대(NGO연대)와 한국장애포럼(KDF), 공익변호사그룹인 사단법인 두루·장애인법연구회 등은 6월 1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2·3차 민간보고서 공청회’를 개최하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장애인생활신문>은 지면 관계상 NGO연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한국, 2014년 첫 심의후 8년만에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심의

 

장애등급제 폐지’ 국가보고서

‘장애등급’을 ‘장애정도’로

변경했을뿐 장애인복지법상

의료적 장애정의 개정 안돼

 

탈시설, 새 대통령 취임 후

여당서 전 정부 로드맵 제동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1조~4조(목적 및 일반의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국가보고서에서 장애등급제가 폐지됐다고 했으나 ‘장애 등급’을 ‘장애 정도’로 용어만 변경했을 뿐 장애인복지법의 의료적 장애 정의는 개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6등급까지 있던 장애등급을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로 단순화했지만 여전히 의료적 기반 중심인 장애인복지법과 중증·경증 중심의 장애등급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당초 정부가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민관협의체에서 밝힌 ‘장애등급제 폐지 과정에서 중간 단계인 중증, 경증 단순화 과정을 거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

의료적 모델의 장애인 정책에서 탈피하기 위해 장애계가 주도한 법률 제정 운동으로 국회에 3개의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이 발의됐고 각 법안엔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CF)에서 기술된 장애개념을 바탕으로 사회적 모델이 보완된 장애개념을 명시했으나 여전히 법률 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민간보고서는 “장애인복지법상의 의료적 장애 정의를 유엔 CRPD가 천명하는 사회적·인권적 모델의 법 개정과 장애등급제 완전 폐지 및 개인이 처한 상황과 환경, 필요를 고려한 개별화된 서비스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탈시설’ 관련해선 정부는 최초 2021년 8월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2025년부터 2041년까지 매년 750명의 장애인들을 지역사회로 거주를 전환하고 공공임대주택의 5%를 장애인에게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정부의 탈시설 로드맵은 20년이란 매우 긴 세월을 소요하는 것이며 서비스 확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어 탈시설 요구 장애인과 시설 거주 장애인의 가족들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법적 근거조차 없는 로드맵에 불과하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확대 등 로드맵 곳곳에 거주시설의 폐지가 아닌 소규모화와 개편을 담고 있어 장애인 수용시설 정책을 완전히 벗어나려는 정부의 의지 또한 보이지 않는다.

또 로드맵의 대상이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복지시설로 한정돼 정신요양시설, 노숙인재활시설 및 정신병원은 해당되지 않아 장애인복지시설에 입소하기 어려운 장애인이 더 열악한 환경에 빠진 상황.

2022년 장애인거주시설 운영예산은 지방세 포함 9,300억 원이지만 탈시설 관련 예산은 24억 원에 불과하다.

탈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시설에서 거주하고자 하는 장애인의 선택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대중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새로운 대통령 취임 이후 여당에서는 전 정부가 세운 탈시설 로드맵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

이에 NGO연대는 장애에 대한 인권적 모델을 바탕으로 효율적 탈시설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과 탈시설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을 확충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거주시설을 폐지하고 장애인을 완전히 지역사회에 포함시킬 것, 탈시설 정책에 모든 장애유형과 정신병원을 포함한 모든 수용시설을 포함하고 탈시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적극 홍보할 것을 제안했다.

 

인권위, 2020년 한 해 동안

장애인 차별진정 1,350건

제기됐지만 인용 203건 불과

진정사건 처리 평균 135.1일

 

법무부, 장차법상 차별시정명령

법 시행 14년 동안 단 6건

 

제5조 ‘비차별’과 관련해서 민간보고서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독립성 보장과 인력 확충을 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차별시정국을 신설한 것은 인권위 내부 개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차별 판단에 소극적이며 처리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2020년 인권위에 장애인차별 진정 제기는 총 1,350건이지만 진정이 인용된 것은 203건에 불과하고 진정사건 처리기간은 평균 135.1일이나 걸렸다.

이에 보고서는 인권위의 독립성 강화와 인력 확충, 인권위의 진정사건 처리기간 단축 및 인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법무부 차별시정명령제도를 두고 있지만 2007년 법 시행 이후 2014년 1차 보고까지 차별 시정 명령은 단 두건에 불과했으며 1차 보고 이후 단 한 차례도 없다가 2·3차 보고를 앞둔 지난 2021년 말 법무부는 갑자기 4건의 시정명령을 했다.

법무부에는 ‘인권국’이 있어 국가의 인권정책에 관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장애인 인권 전담부서 없이 ‘여성·아동인권과’에서 함께 담당하고 있지만 전담인력조차 없으며 장애차별에 대한 이해와 역량과 이해가 부족해 법무부가 장애인 인권에 관해서는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에 보고서는 법무부가 장애인차별 시정과 인권증진, 사법 접근권 증진, CRPD 협약의 이행과 모니터링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 등의 조치를 할 것과 부여된 ‘장애차별시정명령권’을 적극 발동할 것을 권고했다.

 

2021년 기준 전체 시내버스 중

저상버스 도입률 27.8%에 불과

휠체어 탑승 가능 시외버스 4

 

제9조 ‘접근권’과 관련, 정부는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통해 2021년 전체 시내버스 중 저상버스를 42%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저상버스 도입률은 27.8%에 불과했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으로 노후된 시내버스 등의 교체 시 저상버스로 교체 의무화됐지만 지역 간 이동할 수 있는 시외버스 등은 교체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콜택시)이 도입됐지만 도입률이 낮고 운영 책임이 지방정부에 있어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크고 지역 간 이동이 어렵다. 중증장애인 150명당 1대의 법정 의무대수를 넘어선 지역도 있으나 인천과 충북은 법정 대수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탑승할 수 있는 택시는 도입되어 있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2021년까지 휠체어 탑승 가능한 시외·고속버스를 총 40대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2022년 현재 휠체어 탑승 가능한 시외·고속버스는 총 4대에 불과하다.

특히 농·어촌과 도서지역의 특별교통수단 등의 도입률이 미흡하며, 선박의 경우 기준적합률이 17.6%에 불과하다. 또 승강장 환경이 휠체어 탑승에 부적합해 저상버스가 도입된다 해도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보고서는 선박을 포함한 모든 대중교통수단에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농·어촌과 도서지역을 포함한 모든 지역의 특별교통수단과 저상버스 의무도입률 준수와 지역 간 이동을 보장하도록 휠체어 탑승장비가 설치된 고속버스 등을 확충하고 장애인용 콜택시의 지역 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 위중증환자-사망자

4명 중 1명은 장애인

100명 이상 거주시설 이용자

2명 중 1명꼴로 확진자 발생

 

제11조 ‘위기상황과 인도적 차원의 비상사태’ 관련 민간보고서는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장애인의 안전 미흡을 지적했다.

2022년 4월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2만7020명 중 등록장애인은 7,204명으로 4명 중 1명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전체 사망자 1만4299명 중 장애인은 4,475명으로 31.3%에 이른다. 중증화율 및 치명률은 호흡기장애, 신장장애, 뇌병변장애 순이었다.

국립재활원의 연구 결과 장애인의 22.4%는 코로나 관련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 어렵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정보를 찾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 46%, ‘이해하기 쉬운 그림, 영상 등을 통한 안내서비스 부족’ 35%, ‘수어통역 미비 및 화면해설 서비스 부족’ 23% 순이었다.

코로나 집단 감염은 정신병원과 장애인시설 등 집단수용시설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한국의 코로나 최초 사망자는 정신병원인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했는데 폐쇄병동 입원환자 전원이 감염돼 그중 8명이 사망했다. 또한 전국의 100명 이상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2명 중 1명꼴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국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부터 집단거주시설에 대한 봉쇄정책을 시행했으며 장애인들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외출, 외박, 면회가 전면 통제돼 감옥보다도 더 제한된 생활을 겪어야 했으며 봉쇄조치는 5월 현재 완화된 상태로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병상 부족으로 신장장애인들이 투석을 받을 수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2월 자가격리 중이던 신장장애인이 의료기관의 투석거부로 인해 심정지로 사망했고 2021년 12월엔 코로나 확진 판정받은 신장장애인 3명이 투석 받을 의료기관이 없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NGO연대는 감염병 발생 시 장애인시설과 정신병원에 대한 무분별한 봉쇄조치를 금지하고 자유의 제한을 최소화할 것과 코로나 재확산 등 향후 감염병 발생을 대비해 긴급 탈시설을 포함한 장애인의 안전과 피난대책을 수립할 것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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