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터진 ‘염전노예’ 악몽, 정부조치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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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터진 ‘염전노예’ 악몽, 정부조치 주목한다
  • 편집부
  • 승인 2021.11.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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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다 싶던 지난 2014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일명 ‘염전노예’ 사건이 다시 불거져 공분을 사고 있다.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수년간 감금돼 폭행당하며 노예 같은 생활에 시달린 63명의 강제노역 피해 사실이 드러나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염전노예’ 사건 이후 7년이 지났는데 같은 곳에서 지적장애인이 또 피해를 당했다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50대인 피해자는 경계선 지적장애인으로 2014년 직업소개소를 통해 신안군 한 염전에서 일을 했는데, 온몸에 소금독이 오르도록 하루 17시간 이상 7년간 일했지만 약속한 월급 140만 원은 거의 받지 못했다고 한다. 탈출한 피해자 말고도 장애인 등 10여 명이 더 있다니, 이번엔 또 정부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피의자인 염전주의 지능적인 임금 체불 수법에서 드러난다. 7년 전 사건에 대한 학습효과로 짐작되리 만치, 염전주는 임금 지급 증거를 남기기 위해 피해자와 함께 은행에 동행해 피해자 계좌로 현금을 입금한 뒤 피해자가 은행 창구에서 출금하면 은행 앞 주차장에서 ‘정산금’이라며 바로 돈을 가져가는 수법을 반복해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염전주는 피해자에게 담배를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가불 명세서를 만들거나,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된 지역 상품권마저 가져갔다. 주도면밀한 계획하에 당초부터 의도적인 임금 강탈을 목적으로 고용했다는 혐의를 면할 길이 없다 하겠다. 그러면서 만약의 조사를 대비해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 한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관계당국의 사건처리 과정에서 드러난다. 피해자는 염전을 탈출한 이후 지난 6월 가족의 도움을 받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에 진정을 넣었지만 근로감독관은 염전주의 진술만을 토대로 400만 원 합의로 진정을 종결했다고 한다. 근로감독관은 1시간 동안 피진정인 염전주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을 뿐 피해자 조사는 하지 않았고 중간에서 합의 문안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해주고 합의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경계선 지적장애’여서 상황판단 및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이를 악용한 고용주의 말만 듣고 단순 사건으로 처리해버린 것이다. 2014년 ‘염전노예 사건’ 이후 정부 당국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수조사 운운하며, 개선책을 쏟아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런데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사건처리 과정에서 관계당국 어디에서도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착취와 학대라는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단순 임금체불 문제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이 염전에서 노예처럼 일하면서 어떤 대우를 받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열악한 환경 속에 살면서 어떤 인권침해를 당했는지 여부는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적장애 피해자에 대한 노동력 착취는 형법상 상습준사기죄이며, 장애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외출을 허용하지 않은 행위는 형법상 감금죄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처럼 엄중한 사건을 고용노동청에서는 합의를 종용했고, 지역 경찰은 학대를 조사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처리를 엄중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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