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상황에 대처하는 장애인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 해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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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상황에 대처하는 장애인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 해가 돼야
  • 권정호
  • 승인 2021.01.12 09:24
  • 수정 2022-01-12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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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으로 어려운 2020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의 삶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시설에서는 시설대로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재가 장애인은 복지관의 운영중단과 서비스의 제한으로 힘겨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감염병에 대한 장애인복지 차원에서의 선제적 준비나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문제는 감염병이 장기간 지속될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삶의 방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는 점에서 장애인복지의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감염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긴급돌봄서비스에 한정되어 있는 서비스 제공을 현실적으로 필요한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 기관의 시설 개선 및 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장애인복지관이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기도 하고 긴급돌봄이나 일부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과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종합적인 장애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기관의 환경개선이나 설비 확충도 필요하겠지만, 이와 더불어 지역 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지정하거나 신설해야 한다. 언어치료, 상담치료 등 특화된 소규모 서비스 제공기관을 공영서비스 기관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생활시설의 경우에도 감염병을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제한된 공간과 인력으로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시설 서비스나 재가 서비스 모두 새로운 운영방식을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이 구체적인 욕구를 표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간 정부에서 해오듯이 추상적인 대응방안을 내놓고 맞지 않으면 다른 방안을 내놓고 그러다 어려우면 중단하는 대응방식에 의존할 수는 없다. 감염병 시대에 겪는 새로운 복지욕구를 제시하고 해소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은 물론 복지서비스 담당자들이 주체적으로 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그나마 지속적으로 운영되어 온 활동보조서비스를 활용해서 활동보조의 다양성을 추구하거나 특화된 활동보조서비스의 제공체계를 구축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사회복지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문제해결자의 역할을 해 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현장에서부터 나타나는 새로운 문제와 욕구를 구체적으로 표출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협력을 얻어내야 한다. 단편적인 방법으로 제공되었던 재난지원금과 같은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장애인복지의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서비스 욕구와 해소방안의 제시가 절실한 때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장애인의 입장과 요구를 명확히 밝히는 것도 필요하다. 코로나19 상황이 백신의 개발로 안정적인 관리와 극복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이면서 누구보다 감염병에 취약한 장애인들이 어떻게 백신접종에서 우선권을 확보하는가 하는 과제도 올해 장애인복지의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시설의 중증장애인은 물론 재가 장애인도 지원의 긴급성을 지닌 사람에게 먼저 접종될 수 있도록 백신접종 정책에 의견을 내고 실현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장애인복지의 한계를 벗어나는 지혜도 필요하다. 장애유형별 우선접종 필요자에 대한 합의를 장애인들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고, 이를 노인이나 아동 등 다른 사회적 약자들과 협의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이 접종받을 수 있는 백신이 확보된다 해도 우선 접종을 받아야 하는 합리적인 기준과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감염병이 극복된 이후의 장애인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한 고민도 올해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에 사회적 삶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장애인이 갖는 어려움의 본질은 사회적 관계의 극복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삶의 양식에 필요한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을 미리 생각하고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장애인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를 찾아 빨리 실천하는 일이다. 장애인의 정보화 능력개발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렇듯 많은 과제를 실천해 나갈 주체적 역할을 <장애인생활신문>이 감당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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