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당한 편의제공의 과도한 부담’ 구체적 기준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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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정당한 편의제공의 과도한 부담’ 구체적 기준 제시해야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0.09.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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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헌재)는 9월 4일 시각장애인 A 씨가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를 일반 선거공보 면수와 같은 수준으로 제한한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이 시각장애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5조(선거공보)는 제1항에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 대한 사진ㆍ성명ㆍ학력ㆍ경력ㆍ공약 등을 게재한 책자형 선거공보물 작성을 의무화하고, 제4항에서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라 등록된 시각장애인 선거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 1종을 책자형 선거공보의 면수 이내에서 작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다만, 책자형 선거공보에 그 내용이 음성ㆍ점자 등으로 출력되는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를 표시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청구인 A 씨는 “같은 양의 내용이라도 점자로 표현하면 2.5∼3배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함에도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를 일반 공보와 같은 수준으로 제한해 시각장애인들은 제한된 선거공약 내용만을 제공받고 있다, 이는 참정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행법은 음성 등으로 출력되는 바코드형 인쇄물이 점자형 선거공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바코드의 위치를 찾기 어렵고 고령자는 바코드 인식에 필요한 스마트폰 앱 사용이 제한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헌재는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를 제한하지 않으면 국가가 과다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며 “2015년 관련 법 개정으로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를 늘리는 대신 점자형 공보작성을 의무화한 것은 개선된 입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모든 역사에 대한 휠체어 리프트가 아닌 엘리베이터 설치, 단차 제거 등 장애인차별구제 청구소송에서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는 ‘과도한 부담’ 조건 하에서만 인정될 수 있다며 장애인의 요구를 외면했다.

이렇듯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의 ‘과도한 부담’에 대한 기준은 단차 제거, 엘리베이터 설치, 베리어프리, 2.5배∼3배 더 필요한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 제공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장애인차별에 대한 합리적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기자는 ‘법원 종합법률정보’ 시스템에서 판례를 검색했지만 장애인 편의제공의 ‘과도한 부담’에 대한 기준을 정확히 제시한 판례는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법원은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의 ‘과도한 부담’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판례를 통해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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