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더 이상 미룰 이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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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 더 이상 미룰 이유없다
  • 임우진 국장
  • 승인 2020.07.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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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안을 법무부에 낸 이래로 일곱 차례나 국회에서 논의조차 거부됐던 차별금지법 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다. 여기에 인권위가 포괄적 차별을 법으로 금지하는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보수 개신교단이 ‘동성애’ 조장이라며 ‘성적지향’ 문제를 들춰내 의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면서 국회조차 종교계의 눈치를 보고 있어 통과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인권위가 “평등법 제정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라고 언급했듯이 국회는 특정 집단에 휘둘리지 말고 헌법정신 구현에 충실해야 한다.

정의당 주도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금지대상 차별의 범위에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인종, 국적, 피부색, 종교,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포함시켰다. 인권위 역시 권고 법안에서 성별과 장애, 성적지향과 고용형태 등을 차별 사유로 분류했다. 차별의 개념도 구체화해 신체적·정신적 괴롭힘, 성희롱 등을 포함시켰다. 괴롭힘엔 멸시와 모욕, 위협뿐만 아니라 혐오 표현도 차별로 규정했다. 인권위는 법안 명칭을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안’으로 바꾼 것은 ‘금지’보다 ‘평등’을 강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차별금지법’이라는 명칭이 의도와 달리 일부에서 ‘성소수자만을 위한 법이라거나 차별하는 사람을 무조건 처벌한다’고 왜곡되거나 해석되는 등 반발을 의식한 측면도 엿보인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최근 인권위 조사에서 코로나19로 국내외에서 발생한 혐오와 차별 사례를 접하면서 우리 국민 10명 중 9명(91.1%)이 ‘나도 언제든 차별의 대상이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93.3%가 ‘모든 사람은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한 존재’, 73.6%가 ‘성소수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한 존재’, 92.1%가 ‘여성, 장애인, 아동, 노인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88.5%가 평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한 것만 봐도 차별금지법으로든 평등법으로든 제정이 일부 특정집단의 반발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웅변해 준다.

헌법은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전반에서 여전히 차별이 만연해 있고, 차별로 피해를 받더라도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만 봐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존재하지만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차별 현실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취약성의 보완이 필요하다 하겠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절대다수가 다른 사람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도 나의 권리만큼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정치권이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 여부를 가지고 더 이상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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