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재난 시 장애인인권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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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재난 시 장애인인권 보장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0.05.08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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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2년이 지났지만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여전하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감염 상황에서의 장애인 인권보장 대책마련 토론회’를 인권위 대구사무소에서 4월 28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뉴스민’ 유튜브채널과 ‘대구인권사무소’ 페이스북 등을 통해 온라인 중계됐다. - 이재상 기자

 

코로나 재유행 우려···장애인대책 마련 시급

 

장애인 고려한 감염병

예방 정보 전혀 없고

선별진료소 등 의료기관

접근성 정보제공 부족

 

지체장애인이 대구에서 겪었던 코로나 사태 사례발표를 통해 이민호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은 “장애인에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고립과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아무것도 없는 암흑지대인 ‘코로나 블랙’이었다.”고 정의하며 ‘정보제공 부족’, ‘감염 예방책 전무’, ‘물품‧사회서비스 지원 부족’의 문제를 제기했다.

장애인을 고려한 감염병에 대한 정보제공의 경우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의 정보가 전혀 없고, 선별진료소나 생활치료센터 등 모든 의료기관에 접근성 정보가 부족했다.

초기 증상의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감기나 잦은 기침 등 본래 있었던 질환들이 있었을 경우 코로나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대중교통에서의 감염 두려움이 커서 쉽사리 의료기관에 갈 수 없었다.

장애인거주시설의 경우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시설 전체를 ‘코호트격리’했다. 이는 코로나 감염 예방을 국가가 아닌 시설에만 맡긴 것으로 시설 거주 장애인들은 더 큰 감염위험에 노출됐다.

코로나로 인해 자가 격리된 최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돌봄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고, 확진자를 지원하는 활동지원사를 구하는 문제도 민간에게 맡겨졌고 비용도 별도의 지원이 없었다.

또한 자가격리 중인 장애인에 대한 의료적 관리가 전혀 없었고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원했을 때 전동휠체어 이동 불가능, 장애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했다,

이 팀장은 “자가격리된 중증장애인 확진자에게 대구시가 쌀과 배추를 보내줬다. 그만큼 재난이나 감염사태에 노출됐을 때 당사자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올 가을 코로나 2차 파동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 장애인 지원정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추후 다른 재난이 발생했을 때도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며 장애인 특성에 맞는 감염예방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긴급생계지원금 신청에

청각장애인 고려한

수어 동영상 제작 없어

24시간 의사소통 지원 등

재난정보 제공 강화해야

 

청각장애인인 대구시 달서구 수어통역센터 장세일 통역사는 “대구시가 감염병 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긴급생계지원금’ 신청과정에서 청각장애인을 고려한 수어 동영상 하나 제작하지 않았다.”며 코로나 재난상황에서 소수 언어인으로서 정보부족의 답답함을 알렸다.

장 통역사는 “설 연휴 이후 열나고 기침, 몸살 기운이 있어 1399콜센터에 문자상담을 했지만 기계적 답변뿐이었고 수어상담은 제공되지 않았다.”면서 “코로나 감염 확대 속에서 어떤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정보를 알 수 없었고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수어통역센터 또한 온라인상 떠도는 정보를 알려줄 뿐이었다.”고 밝혔다.

마스크 구입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정부지원은 어떻게 받는지, 행정복지센터에서 마스크를 배부하러 집마다 방문해서 전달한다는데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어서 청인들과 비교해 두세 번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받아야 했다.

정 통역사는 “청각장애학생들이 온라인 수업하려면 교육영상에 자막, 수어가 지원돼야 하는데 그런 준비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교육대상을 배려하지 않는 ‘주먹구구식 처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어나 자막지원은 되지 않고 있다. 청각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한국농아인협회나 수어통역센터에 협조 요청해서 교육자료 제작에 힘을 쏟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장 통역사는 “대구시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사 역시 대구농아인협회 등이 민원을 제기해 브리핑 시작 3일 후부터 배치됐다.”며 “청각장애인 재난정보 제공을 위해 중앙정부, 지자체가 수어통역센터 본부와 핫라인을 만들고 24시간 의사소통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달장애학생, 교육과

사회서비스 정지된 상황

부모들, 생계활동 포기

자녀보호에 매달려

부모나 발달장애자녀

입원·자가격리 시

장애인 돌봄대책 없어

 

발달장애인과 가족 사례발표를 맡은 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 전은애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발달장애학생의 교육, 사회서비스가 정지된 상황에서 자녀의 돌봄은 오로지 부모의 몫으로 전가된 지 2개월째다, 부모들은 생계활동, 사회적 역할을 내려놓고 자녀보호를 위해 갇혀있는 상황”이라며 발달장애자녀의 돌봄, 확진·자가격리, 온라인 개학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장애인부모연대의 설문조사 결과 발달장애자녀의 87.8%가 고립으로 인해 도전적 행동이 나왔으며, 부모들의 73.7%가 돌봄 스트레스로 건강문제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긴급돌봄 대책을 내놨지만, 장애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기 힘들거나, 방역에 협조가 되지 않은 학생은 집에 데려가라고 수시로 전화하고, 협조가 되는 학생들만 이용이 가능하다. 그것마저도 특수학교에만 한정됐고 통합학교의 경우 제외돼 특수학교, 통학학급과 구분 없이 발달장애학생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실무원 배치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가족 돌봄 휴가 대상이 장애자녀의 경우 만 18세까지로 성인자녀를 데리고 출근하는 부모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특히 부모나 발달장애자녀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자가격리 상황에 놓였을 때의 대책이 없어 차라리 자녀와 함께 ‘양성’ 판정이 나오길 기도하는 부모의 사례를 들며 전 회장은 눈물을 보였다.

병원에서의 발달장애인 확진자의 치료나 지원은 비장애인 위주의 일반적 의료시스템 안에서의 지원일 수밖에 없어 간호사의 지원뿐 아니라 발달장애인 환자와의 의사소통, 정보제공 등의 지원인력 제공이 필요하다.

온라인 개학과 관련, 전 회장은 “발달장애학생의 경우 ‘개별화 지원계획’에 따라 학생 개인에 맞는 수준별 수업을 해왔는데, 현재의 방식으로는 극히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하나마나한 수업으로 시간 보내기에 불과하다.”면서 “개인별 수준에 맞는 여러 방식, 매체를 통한 수업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활동지원-수어통역과

보조기기 미제공 및

동반입소 거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이용시설 감염병 취약

교사당 케어인원 줄여야

 

이어진 토론에서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이동석 교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엔 개인적 차별금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편의 미제공 등 관련자 차별금지 규정도 있다.”면서 “사례발표에서 나왔던 활동보조나 수어통역 미제공, 동반입소 거부, 보조기기 미제공 또한 장애인에겐 실질적 차별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이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2년이 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장애인을 차별하면 내가 혼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국가와 대구시 같은 경우 감염자 발생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예산이 부족한데, 재난위기 상황에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장애인들까지 지원해야 하느냐는 말이 나오는 거다. 이 또한 장애인차별이며 장차법 위반임을 인권위의 보다 강력한 정책권고를 통해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함께주간보호센터 김정환 센터장은 “법적으로 발달장애인주간보호센터의 최소 면적은 66㎡로 그 안에 장애인 15명과 지역사회 재활교사 4명이 활동하고 있다.”며 “1평이 조금 넘는 공간에 교사 1명이 장애인 4~5명을 케어하는 상황에서 1명이 감염되면 케어하는 그룹 전체가 감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장애인 이용시설의 환경들이 감염병 예방에 취약하므로 현재의 4~5명 당 교사 1명에서 장애인 2명 당 교사 1명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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