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입찰은 왕도가 아니다! 국회 사무처의 각성을 촉구한다.
상태바
최저가입찰은 왕도가 아니다! 국회 사무처의 각성을 촉구한다.
  • 편집부
  • 승인 2019.12.09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사무처는 얼마 전 조달청을 통해 "2019년 국회방송 화면해설방송 프로그램 용역 (공고번호: 20191136198-00)"을 발주하였다. 본 입찰과 관련하여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 보면, 시각장애인 당사자 단체로써의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우선 입찰은 약 7,700분 정도의 화면해설방송을 100일 동안 제작하는 입찰로써 유명무실한 조건 10여 가지와 함께 최저가로 입찰에 응한 업체가 선정되는 입찰이다. 최저가입찰은 가장 공정한 형태의 공공구매방식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 규격과 형태, 특정 공산품 등의 구매입찰에서나 통용되는 원칙이다. 화면해설방송물제작과 같은 영역의 입찰은 규격이나 품목을 명확히 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최저가로 입찰할 경우 그 품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또한 화면해설은 영상의 시각적인 부분을 음성해설이라는 방법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전달하는 장애인방송의 형태로써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와 풍부한 언어적 표현능력 없이는 정해진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음성해설의 내용을 전달하기 어렵다. 또한 음성해설이 원 영상에 삽입되는 경우 최대한 원영상의 음향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화면해설이 전달될 수 있도록 음향보정을 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화면해설방송물이 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국회 사무처가 인식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공정성 논란이나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인 최저가입찰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은 시각장애인의 방송접근권을 보장하겠다는 훌륭한 국회방송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결정이다.

최저가입찰이 화면해설방송제작과 같은 사업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화면해설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저가로 입찰해도 무방한 공산품이나 규격이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문성 있는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방송이라는 특성에 맞추어 제작할 수 있는 기술적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저가입찰은 이러한 기술적 영역을 확인할 수 없다. 입찰조건에서도 화면해설작가에 대한 부분만 언급되어 있을 뿐 보유한 장비와 엔지니어와 같은 인력에 대한 평가방법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 높은 화면해설방송물이 생산될 것이라는 보장은 누구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최저가로 공고된 이번 입찰은 취소되어야 한다.

국회 사무처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해설방송을 시작한다는 사실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장 질 좋은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에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또한 최저가입찰이 마치 가장 공정한 것이고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우산이라고 여기고 있다면 화면해설이라는 영역에서는 논란을 만들어낼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바이다. 방송일정에 맞추어 제작되는 화면해설이 막상 납품된 후에 품질이 나쁘다고 방송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결국 피해는 시각장애인 시청자들이 보는 것이다. 우리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홍순봉)는 화면해설의 소비자로써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이번 최저가입찰공고를 취소하라!

 

하나, 화면해설방송제작과 관련된 타 방송사 사례를 참고하여 입찰과정을 재검토하라!

 

하나, 시각장애인의 방송접근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라!

 

 

 

2019129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