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설날 케이티엑스(KTX)를 타고 전라도 익산을 다녀왔다.
장남이지만 아직 미혼인 관계로 동생네서 차례를 지내기 위해 KTX를 예약했다.
KTX의 경우 특석은 할인이 안 돼 장애인 할인으로 50%를 감면받을 경우 특석의 1/4수준으로 갈 수 있는 일반석을 이용했다.
그전에도 부모님 제사 관계로 몇 번 KTX를 이용했다. 특실을 이용했었는데 화장실도 넓고 편해 뇌성마비지만 별다른 불편을 못 느꼈던 터라 이번에도 교통비도 절약할 겸 좌석만 조금 좁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반석을 예약했다. 예상과는 달리 일반석의 좌석은 비교적 편안했고 쌍방향으로 회전도 가능해 친구나 가족끼리의 대화와 웃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나 화장실을 찾은 기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열차라는 점을 고려해 장애인화장실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남자화장실의 경우 너무 좁고 소변기도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무엇보다 화장실이 너무 좁아 비장애인도 불편해했으며 여승무원의 주 업무가 ‘남자 화장실의 변기 뚜껑 닦는 일’ 인 것 같았다.
앞서 경험을 소개했듯 장애인이나 교통약자를 우대하기 위해 각종 할인정책을 실시하곤 있으나 거기엔 불편함도 포함돼 있음을 장애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비단 KTX 일반석의 화장실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선심성 전시행정이 아닐 바엔 실질적인 편리함이 포함된 장애인 정책이 실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장애인 모두의 바람인 것이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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