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갈 곳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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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갈 곳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기뻐…”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03.04 17:54
  • 수정 2019-03-04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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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지, 권은순 모녀 / 서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이용자
▲ 서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김명지(사진 오른쪽), 권은순 모녀가 '권리로 물들다'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희망의 나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개관식(4일)에서 만난 강명지(24, 발달장애), 권은순 모녀는 설레임으로 가득찬 모습이었다. 

3: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센터 이용자가 된 강명지는 “여기서 어떻게 지낼지 지금은 잘 모르지만 기분은 너무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엄마한테 듣기로는 음악 듣기, 그림 그리기, 운동, 댄스처럼 많은 것을 여기서 한다고 들었어요. 특히 음악 듣기랑 댄스는 너무 기대 되요.”

인혜학교를 졸업한 후 집과, 권은순씨가 설립한 마을기업, 그리고 복지관 프로그램을 오가며 생활했다는 명지씨의 엄마는 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저도 우리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어서 내 아이가 소속될 곳을 만들어 주기위해 마을기업을 만들었지만 개인이 무엇인가를 운영하고 또 나아간다는 게 쉬운 것은 아니에요. 제공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한정적이고, 장소와 시간의 제약도 많이 받는 것이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고충이죠. 이렇게 보낼 수 있는 곳, 잠시라도 아이를 봐주고 부모에게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명지씨는 3월 4일부터 센터의 직업교육지원팀에서 생활하게 된다. 웃음이 많고, 누구와도 금세 친해질 정도로 밝은 성격을 가져서 인지 이곳에도 누군가가 필요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주변을 바쁘게 오가는 김재웅 센터장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명지씨에게 센터장님은 어떤 분이냐고 물으니 “너무 고마운 사람”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과거에 다른 장소에서 마주한 적이 있는데, 덥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그 때 자신의 땀을 손수 닦아주었던 모습이 너무 좋았다는 것이 명지씨의 설명이다.

권은순씨 역시 센터장과 센터 종사자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현했다.

“사실 면접 없이, 장애정도 등의 조건 없이 아이들을 받아준다는 센터의 입장과 센터장님의 생각에서 이미 진심을 느낄 수 있어요. 이런 곳이 사실 없다는 것을 우리 부모들은 여러 경험을 통해 알고 있거든요. 그 마음을 헤아려줬다는 것에 이미 믿음이 생긴 거죠. 부디 이렇게 장애인에 대한 특수성과 그 가족이 안고 있는 아픔을 충분히 이해해주고 헤아려주는 곳이 많이 생기길 바랄뿐이에요.”

새싹이 돋아나고,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3월, 조금은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할 명지씨와 희망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가슴에 품은 권은순씨 두 모녀의 따뜻한 봄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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