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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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을 기다리며.....
  • 편집부
  • 승인 2008.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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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 종/사)한국신장장애인협회 인천지부 회장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이식이 유일한 치료방법인 질병에 걸린 국민의 생명을 구제하기 위하여서는 장기이식에 대한 규범적 검토를 통한 승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장기이식은 타인의 장기를 치료도구로 삼는 특수한 치료방법이다. 따라서 타인의 장기를 적출해야 하는 동종이식에 관한 한 타인의 기본권 내지 권리 침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고 이 점에서 규범의 적극적 관여 및 통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장기이식에 따른 규범적 문제에 관한 접근 방식은 장기이식이라는 실체의 부정이 아니라 실체의 인정과 부작용의 극소화이어야 한다.


 그러나 장기 매매조직 적발과 관련한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사회에서 장기이식을 규범적으로 승인하기 위해서는 장기이식의 허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종래에 한국 사회에서의 장기이식에 관한 논의는 주로 뇌사설의 채택 여부를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장기를 이식받기까지 수년씩 기다려야 한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해 장기이식 대기자의 평균 대기시간은 1천4백35일이었다 거의 4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셈이다. 위독한 경우라서 빨리 이식을 받는다 하더라도 평균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국립장기이식센타(KONOS)에 따르면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의 평균대기 시간은 2005년 307일. 2006년 377일, 2007년 375일로 여전히 오래 걸리는 게 사실이다.


 이는 뇌사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불법 장기매매 근절과 공정한 분배를 위해 2000년 설립된 Konos가 뇌사자 등록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뇌사자는 오히려 감소하여 98년 125명, 99년 162명에서 2000년 64명으로 2002년 36명으로 급감 추세이다. 공정배분의 목적은 달성하였으나 뇌사자 발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식 대기자는 꾸준히 증가하여 05년 1만2천127명, 06년 1만3천741명, 07년 1만5천897명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기증자는 05년 1천657명, 06년 1천775명, 07년 1천729명에 머물렀다. 실제 장기를 이식 받은 환자도 2천86명(05), 2천346명(06), 2천360명(07) 이었다. 올해도 9월까지 대기자가 1만8천898명인데 비해 이식받은 환자는 1천870명에 불과하다. 장기기증 부족과 대기시간의 지체로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03년 703명, 04년 783명, 05년 770명, 06년 840명, 07년 989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이미 697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했다. 연평균 817명에 이르는 셈이다.


 이식을 기다리는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점은 뇌사 기준의 완화가 필요하다 말하고 싶다. 현재 종교적으로나 의학적으로 소생 불가능한 뇌사 판정에 보호자 동의까지 했지만 뇌파나 혈압이 뛰고 있으면 장기를 적출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뇌사자의 장기기증은 스페인이 가장 활발한데 인구 100만명 당 34.3명으로 우리나라 3.1명보다 10배가량 높다 이처럼 생체 장기기증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뇌사 장기 기증자 확보 대책이 시급하다. 응급환자 순으로 배분을 하되 장기는 사회적 재산이므로 배분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뇌사 기준의 완화 또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 하지 않는 뇌파 검사를 실시하여 모든 장기가 기능을 정지해도 뇌파나 혈압이 희미하게라도 뛰면 의식이 있다고 판단하여 뇌사자로 볼 수 없어 장기적출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제도적인 문제와 종교나 매장 문화 등으로 뇌사 장기기증이 외국에 비해 적은 것이다.


 최근 동물의 장기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장기 이식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 이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 만큼 뇌사 장기 확보와 배분을 늘려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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