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가치를 보장하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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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가치를 보장하게 하는 것
  • 편집부
  • 승인 2008.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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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주혜/나사렛대학교 재활공학과 교수

주간칼럼

  “저 아이가 언어 표현을 할 수 있었다면 여기 특수학교로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느 지체부자유 초등특수학교의 선생님이 한 아동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아동은 뇌성마비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지만 학습능력은 제 연령 또래와 같은 수준이라고 하였다. 속도는 느리지만 컴퓨터 사용도 가능하였다. 의사소통 보조공학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지고도 그러한 서비스를 받지 못해 이 아동은 사회적 교류와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요한 삶의 경로를 결정하는데 제약을 받고 있다.


  82세의 한 어르신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혼자 누워 있고 식사, 세면, 목욕, 대소변 등을 가족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다. 보조공학기기 제공을 위한 평가 과정에서 이 어르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활동에 대한 의욕이 저하돼 있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자기관리가 어려운 상태에서 많은 시간을 혼자 지내다 보면 누구나 그렇게 되지 않을까? 스스로 일어나서 편히 앉아 있는 것을 도와주는 다기능 침대와 실내용 워커, 목욕 의자 등 집에서 활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상생활 보조공학기기들을 통해 가족의 수고도 덜고 무엇보다 어르신의 활동에 대한 의욕을 높여 줄 수 있다면 조용히 누워서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고 활발한 생활이 되실 것이다.


  최근 5년간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행정안전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중앙정부와 경기도(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인천시(노틀담장애인복지관 테크니컬에이드센터), 서울시(한벗재단 에이테크센터, 서울장애인복지관 보조공학센터)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보조공학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볼 때 보조공학기기의 필요와 수요가 점차적으로 확산됨을 알 수 있다. 또한 국회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보조기기 지원 법안들이 발의 되었거나 발의 예정 중이다.


  보조공학기기 제공의 핵심은 체계적인 전달 체계에서 보조공학 전문가에 의한 개인별 맞춤형 보조공학 서비스이다. 일부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전문적인 보조공학 서비스 과정 없이 단순히 사용자가 신청한 기기를 무조건 나눠주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노인에게 아무리 필요한 서비스라도 예산 편성 근거가 없기 때문에 또는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아서 등 여러 가지 핑계를 붙여 이러한 국갇공공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장애 원인의 80% 정도가 후천적 사고, 질병 등에 의한 것이고 우리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고령화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것이 나의 일이라는 사고방식과 이를 함께 극복하려는 정부와 우리 국민의 의지가 절실하다. 따라서 전시용 획일적인 보조공학기기 지급과 예산·제도 미비에 대한 핑계에 앞서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차원에서 개인별 맞춤형 보조공학 서비스 수요 조사와 시범사업 실시가 우선 요구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이미 보조공학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들과 외국의 모범 사례들을 도입하여 보조공학 전달 및 서비스 체계를 적용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일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이고 포괄적인 차원에서 보조공학 전문가와 이와 관련된 전문 영역간의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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