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해 한해를 반추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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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해 한해를 반추하면서
  • 편집부
  • 승인 2018.12.10 13:58
  • 수정 2018-12-10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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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식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장
 
짙은 잿빛이 억누르는 이른 새벽 직장을 향 할 때 내가 깨어나 본능적으로 사물을 응시할 때 즈음이면 어김없이 뼈 속 깊이 쑤셔 대는 혼탁한 육신 그리고 뿌연 잿빛 안개에 희미하게 보이는 사물들!
어느 순간 가까스로 살아있다는 것 뿐 감각이 무딜 때가 있다.
 
지천명의 나이를 넘어서인지 이제는 생의 마지막 자세로 양심을 선언해 보아도 아직도 사물의 천성을 보는 눈이 뜨이지 않아 햇살은 신랄히 조소로 비웃음을 보내고 아니나 다를까 가끔 또다시 타성에 처참하게 또 굴복 당하기 일쑤다. 
 
왠지 두려워만 간다. 
내가 타인을 향하여 관계라는 굴레 속에서 가식을 잡아끌고서라도 세상 밖으로 밀어내보고 싶은 충동으로 혼란스럽고 고달플 때가 있다.
그래도! 내가 세상의 아름다움에 순간이라도 내 자신의 자유에 穿鑿(천착)하는 기쁨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오늘도 여기 인천 무네미로 대지위에 사물을 탐욕스럽게 먹어치우는 검묽은 구름 너머 순백의 순수가 있으리라 믿고 싶다.
무언지 모를 설레 임에 안절부절 했던 실오라기 같은 추억이라도 희망으로 아침을 걸으리라. 바로 나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있어 내개 삶의 희망이 솟는다. 과거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분들을 위해 내 삶의 모든 것을 천착하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준다.
그래서 내 영혼의 혼탁함이 완전히 청결될 수는 없더라도 그나마 육신마저 깨끗이 간직하여 살아가기를 기대해본다.
 
매일 살아있음을 사랑하고 오늘도 또 다시 무네미로에서 아침을 맞이한다. 
오늘도 새롭게 몸부림 처 보면서. 
하루를 새롭게 또 맞이해보자. 그리고 나자신 그리고 장애인분에게 기도하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 아침출근길에서 오창식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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