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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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이모저모
  • 오유정, 한고은 기자
  • 승인 2016.11.04 11:12
  • 수정 2016-11-0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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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우리…하나 된 우리를 만나다
 

장애인선수들의 국내 최대 스포츠축제 ‘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품어라 행복 충남, 뛰어라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충청남도 일원에서 5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지난 10월 2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메달을 향한 뜨거운 열정 속에서 모두 하나 된 대회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모두가 ‘주인공’ 된 화합의 자리

10월 21일 오후 6시부터 충청남도 아산 이순신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개막식은 '하나 된 우리’를 주제로 삼아 선수단에게는 ‘주인공’임을 인식시키고, 관람객에는 ‘흥과 재미’, 자원봉사자에게 ‘참여의 기쁨’, 내빈에게는 ‘색다른 환대’를 제공함으로써 재미와 감독을 만끽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다.

개막식에는 여성가족부 강은희 장관과 대한장애인체육회 김성일 회장, 충청남도 안희정 도지사(충청남도장애인체육회장) 등을 비롯해 시·도장애인선수단 및 가족, 충남도민 등 9,0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성일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가운데 대회 최초로 선수부와 동호인부가 정식으로 구분됨에 따라 장애인스포츠가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각 시·도선수단의 치열한 경쟁과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선수선서는 남매 휠체어럭비선수인 박지은, 박우철, 심판선서는 육상의 신중호 심판이 대표로 나서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할 것을 다짐했다.

이어 노르딕스키 국가대표이며 지난 제1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던 사이클 신의현 선수가 첫 주자로 핸드사이클을 타고 첫 성화봉송의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리우 수영 3관왕 조기성 등 스포츠스타 ‘총출동’

선수부-동호인부로 구분…전문성 강화-저변확대

이번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선수와 임원·관계자 등 총 7,938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특히 지난 9월 18일 폐막한 2016 리우패럴림픽에서 패럴림픽 최초 수영 3관왕을 달성했던 조기성, 패럴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었던 보치아 세계랭킹 1위 정호원, 패럴림픽 대회 2연패를 달성하고 금메달 프러포즈로 화제가 됐던 유도 최광근, 패럴림픽 2연속 은메달과 발로 쓴 편지로 감동을 안겨줬던 육상 전민재, 만리장성을 넘고 우승을 차지한 남자 탁구 단체전 김영건, 최일상, 김정길,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탁구 서수연을 포함한 리우패럴림픽 스타들이 총출동해 다시 한 번 장애인체육의 감동과 재미를 더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총 26개 종목을 선수부 25종목, 동호인부 16종목으로 구분해 운영했다.

이는 하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최초로 엘리트체육의 전문성 강화 및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선수부와 동호인부로 구분된 것으로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고르게 발전하고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경기도 11회 연속 종합우승

인천 금52·은71·동42…7위

5일간의 열전 결과, 종합우승은 경기도(191,009.30점)가, 2위는 서울(154,429.73점)이, 3위는 개최지인 충남(154,429.73점)이 차지했다.

인천선수단은 금 52개, 은 71개, 동 42개를 획득하며 목표로 했던 종합 7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인천선수단은 론볼과 사이클에서 강세를 보였으며,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등장한 당구, 테니스 등에서 기량이 상승했다.

론볼은 총득점 9,239.40점으로 금3개, 은 3개, 동 2개로 종목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구, 테니스 등은 전년도에 비해 월등한 성적을 보여줬다.

당구는 전년도 종목순위 15위에서 4위로 올라왔으며, 테니스는 금 4개, 은 1개, 동 1개로 전년도보다 상승한 종목순위 2위를 차지했다.

신인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던 육상경기에서는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한 한유림(시각장애) 선수가 200m 경기에서 34초07로 1위로 통과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100m 경기에서는 16초10으로 대회 신기록으로 1위를 하여, 100m, 200m, 400m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양궁 구동섭(절단 및 기타장애) 선수는 3관왕을 달성하면서 건재한 실력을 과시했다. 혼성 컴파운드 개인전 W1에서 토너먼트 경기, 싱글 경기, 더블기록 총점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신기록을 남겼다.

인천선수단은 좌식배구, 골볼, 럭비 등 구기종목들이 결승 문턱 4강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전통적인 강세인 골볼은 남자는 3위, 여자는 4위로 결승선을 넘지 못했으며, 접점을 다하는 경기를 하였지만, 럭비 3위, 좌식배구 남자팀은 4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MVP 사격 박철(충북) 선정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은 개인전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 1개와 패럴림픽 신기록 1개, 단체전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 2개를 수립하고 5관왕에 오른 사격 박철(충북)이 차지했다.

박철은 2012년 런던패럴림픽을 보며 운동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2013년 인천에서 사격을 처음 시작했다. 2014년에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시행한 꿈나무·신인선수 훈련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발돼 신인선수로 집중적인 훈련을 시작했으며 제3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해 신인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5년에는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2016년에는 청주시청 사격팀에 입단했다. 2016 리우패럴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으나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박철은 “이번 체전에서 MVP로 선정돼 정말 기쁘다. 리우패럴림픽 이후 슬럼프에 빠질 뻔 했는데 이번 체전을 통해 만회할 수 있어 스스로에게 의미가 크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대회 MVP에게는 케이토토(스포츠토토)가 후원하는 시상금 300만원이 주어졌고 최우수동호인(100만원), 신인선수(100만원), 지도자 2명(50만원)에게는 한국오지케이가 후원하는 시상금 총 300만원이 주어졌다.

 

내년엔 충북서 9월 15일~19일

전국체전보다 한 달 빨리 개최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충청북도 일원에서 개최된다. 특히 내년에는 올해까지 전국체육대회 이후에 대회가 개최되어 추운 날씨 탓에 선수들이 충분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체육대회보다 한 달 빠른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핸드사이클 실업팀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도연/리우패럴림픽 여자사이클 은메달, 전국체전 2관왕

리우패럴림픽과 전국체육대회를 끝낸 이도연 선수는 “이제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털어놨다. 세계 무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철의 여인’이지만 연달아 큰 경기를 치르는 것이 부담이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대회 전에는 부담감이 크죠. 핸드사이클의 경우 연습량과 실력만큼이나 운도 많이 작용하거든요. 타이어 펑크 등 예상치 못한 이변이 많아요. 그래서 한 경기 한 경기를 마칠 때마다 무사히 마친 것에 안도하고 감사해요.”

올림픽과 전국체육대회를 앞둔 이 선수의 몸과 마음을 지탱한 건 작은 종이에 적은 몇 가지 문장이었다.

“올림픽과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아주 힘들었어요. 내가 정말 잘해낼 수 있을까? 자신감도 떨어지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많았고요. 당시 심리상담을 받았던 교수님께서 100가지 심리적으로 안정할 수 있는 목록을 주셨어요. 그중에 5개를 골라 저에게 맞게 스스로 고쳤죠.”

이 선수가 내민 너덜너덜해진 종이에는 ‘강하고 독한 마음으로 힘든 훈련도 시합도 이겨낸다.’는 각오부터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것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한다.’는 다짐 등 결연한 문장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19살이던 1991년 건물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이 선수는 어머니의 권유로 탁구 라켓을 잡았다. 그 후 마흔 살인 2012년 주종목을 육상으로 바꾸고 창과 원반, 포환던지기 등에서 고른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이 선수는 멈추지 않고 2013년 핸드사이클에 새롭게 도전했다.

“상대를 이겨야만 하기에, 탁구경기 후에는 늘 마음이 찝찝했어요. 내가 누군가를 슬프게 해야 이기고 그게 아니면 내가 지는 거잖아요. 육상은 너무 외로워요. 한번 달리고 나면 경기가 끝나고 말아요. 하지만 핸드사이클은 긴 거리를 달리며 중간에 멈추지 않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한때 내가 지금 사이클을 그만두면 난 무얼 해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만큼 핸드사이클이 제게 주는 의미가 커요.”

현재 장애인체육계에 바라는 점을 묻자, 이 선수는 “핸드사이클 실업팀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혼자서는 체계적으로 운동하기 힘들어요. 팀에 소속돼 훈련이나 합숙을 한다면 그만큼 책임감과 소속감도 생겨 좋을 것 같아요.”

이 선수는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 여자 개인도로 60km 이내 H4 종목과 24일 진행된 여자 개인도로독주 20km 이내 H4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 선수는 향후 동계올림픽이 예정된 평창에서 뛰는 국가대표선수를 꿈꾼다. 하계국가대표선수는 유지하고 있지만 동계국가대표선수까지 도전하는 게 이 선수의 새로운 목표다.

 

 

 

“내년 전국체전서 좋은 성적 거두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

한유림/인천장애인육상연맹 육상선수, 대회신기록/한국신기록/3관왕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끝나고 인천광명원에서 만난 한유림 선수의 얼굴은 아직 앳된 모습이다. 자그마한 체구의 한 선수는 전국대회에 처음 출전해 3관왕을 기록하고 대회신기록과 한국신기록까지 갈아치우는 무서운 성과를 냈다.

“대회가 끝났지만, 아직 실감이 안 나요. 대회 전날까지 많이 긴장했거든요. 초콜릿을 엄청 먹었어요. 경기 중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달렸고요. 첫 대회에서 좋은 성과가 있어 무척이나 기뻐요. 덕분에 자신감도 많이 얻었어요.”

처음 기록을 들었을 때 한 선수는 부모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했다. 한 선수는 대회에 나간 사실을 부모님께 알리지 않았다. 첫 경기이기도 해 결과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쁜 소식을 얼른 전하고 싶었다.

“부모님께는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죠. 대회에 나간다는 말도 없이 왔었거든요.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니 저도 기분이 좋아요.” 한 선수는 웃으며 말했다.

한 선수는 몸담았던 시각장애인 구기종목인 골볼을 뒤로하고 본래 관심이 있던 육상으로 전향, 올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육상훈련을 시작했다.

“골볼을 그만둔 지는 몇 년 됐어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체육대회에 인천선수로 나갔었어요. 그러다 올해 8월 육상으로 전향했고요. 최지혜 코치님에게 감사합니다. 또 함께 뛰어준 김상아 가이드러너님께도 감사합니다. 자세부터 호흡까지 하나하나 저에게 맞춰 세심하게 알려주셨어요.”

향후 계획에 대해 한 선수는 “내년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아시안게임 국국가대표 선발 결선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양현경/시각장애인 볼링선수, 여자개인전 금/혼성4인조 금/2인조 동메달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정석볼링장에서 만난 양현경 선수는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부서질 듯 바닥을 치고 굴러가는 볼링공의 경쾌한 소리와 스트라이크가 터질 때마다 뿜어 나오는 환호성으로 장내는 들떠 있었다.

“처음엔 게임이 안 풀려서 고생했는데 막판에 기적처럼 높은 점수가 나와서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전국체육대회에 7번 출전했는데, 개인전에서 늘 은메달만 땄었거든요. 처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감회가 새롭고 결실을 맺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 상태에서 핀을 쓰러뜨리는 시각장애 볼링경기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양 선수는 여자 개인전에서 455점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어 이용태, 고영배, 김기남 선수와 함께한 혼성 4인조 경기에서 금메달, 2인조 경기에서 오후자 선수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무래도 작년과 올해 국가대표가 되면서 실력이 많이 향상이 된 것 같아요. 볼링은 재활 차원에서 시작했는데요. 8파운드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13파운드까지 칩니다. 파운드 무게만큼 재활이 잘된 것 같아요. 내년에 다시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국가대표가 돼 아시안게임 국대 선발 결선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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