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맞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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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0주년 맞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 이재상 기자
  • 승인 2016.08.05 09:42
  • 수정 2016-08-05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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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체장애인협회(중앙회장 김광환, 이하 지장협)가 1986년 창립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지장협은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과 함께 ‘국내 장애인당사자주의 기반의 태동에서부터 정치세력화 그리고 비전’이란 주제로 7월 21일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장협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30주년 인권상 수상공모, 30년사 발간, 기념식 등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회원 46만여명 이끄는 장애인당사자 최대 조직
자립생활 패러다임 구축-편의시설설치법 제도화는 주요 업적
모든 장애유형 선도역할 및 ‘장애인청’ 신설 등은 향후 과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30년사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재활복지대학원장은 지장협의 장애인복지사적 고찰을 통해 지장협 30년사를 태동기, 성장기, 도약기로 나눠 설명했다.
 
 태동기(1986~1989년)= 1981년 유엔이 정한 ‘세계장애인의해’와 ‘88서울장애인올림픽’ 등 외부적 요인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정당한 권리에 대한 욕구 분출로 이어졌다. 
 80년대 농아인협회와 시각장애인협회가 지장협보다도 먼저 장애인단체로 법인 등록이 되어 체계를 갖추어 나가고 있었다. 이 무렵 지체장애인 지방군소단체들은 등장하였지만 중앙단위의 단체결성은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 장애인재활협회 주선으로 장애인단체들의 교류가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지체장애인 관련 중앙단체 결성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지체장애인단체 대표로 활동하고 있던 고 장기철 회장이 준비위원장을 맡아 지체장애인 중앙단체 구성을 추진하게 됐으며 그 결과 1986년 12월 27일 롯데호텔에서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창립총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장애인 당사자의 연대와 유대강화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1988년 열린 서울장애인올림픽은 장애인스포츠 축제이기보다는 장애인 복지문제와 욕구가 분출되는 도화점이 됐다. 이 문제 해결에 장애인 당사자 조직인 지장협의 법인 등록이 사회적 공감을 얻었으며 1989년 7월15일 보건복지부 사단법인으로 정식허가를 받게 되어 법인격을 갖추게 된다. 
 
 성장기(1989년~1997년)= 법인 등록 이후 지장협은 본격적으로 조직 강화와 함께 장애인복지, 특히 재가장애인 복지정책에 대한 장애당사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장애인복지정책은 1989년 노태우 대통령 특별지시로 대통령직속으로 장애인복지대책위원회를 설치하여 장애인복지 전반에 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1989년 12월 심신장애자복지법을 장애인복지법으로 개정하여 장애인의 삶에 대한 전 과정을 한 차원 높게 법 제도화시켰다.
 지장협은 광역지자체는 물론 시·군·구까지 점진적으로 세분화하여 조직을 구축했는데 지장협 중앙회와 시·도협회 및 시·군·구지회에는 휠체어, 의족, 의수 등 보장구문제, 이동문제, 복지시설 이용문제, 치료문제, 교육차별문제, 기초수급문제, 일자리문제, 심지어 결혼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민원상담이 봇물처럼 들어왔으며 그 결과 1991년 10월 ‘장애인종합민원상담실’을 개설하게 된다.
 1995년 ‘전국 장애인편의시설 실태조사’를 통해 장애인편의시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안했으며 이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을 위한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법 제도로 열매 맺게 되었다.
 일본이나 대만에서는 장애인수당이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월 일정액의 장애인수당 지급을 건의했으며 문민정부 이후 지방자치선거 및 2000년 4?13 총선에 ‘장애인 2% 할당 공천제’ 등을 요구하며 장애 당사자의 정치 세력화의 꿈을 키워 나갔다.
 
 도약기(1998년~현재)= 1998년 2월 서울시립북부장애인복지관의 수탁 운영 개관은 복지관 하나를 개관 운영하는 것을 넘어 장애당사자 단체가 장애인복지 프로그램을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며 이후 2001년 전북 정읍시장애인종합복지관, 2002년 경북 문경시장애인복지관, 대구광역시 달구벌종합복지관, 2005년 경기도 용인시장애인복지관 수탁·운영 등 전국적으로 수탁 운영처를 넓혀 나갔다. 
 이 같은 지역 복지관 수탁 운영 사업은 지장협 지역조직에서 임금을 받으면서도 장애인복지사업에 봉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장협의 조직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를 창설, 개최하였고 2002년에는 부산 BEXCO에서는 세계 최초로 세계장애인엑스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장협은 글로벌 장애인교류와 복지 증진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단체로 도약하고 있다.
 제6대 김정록 회장은 2012년 4월 지장협 출신 최초로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법’을 제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하는 등 법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지장협 회장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장애당사자의 정치세력화와 지장협 조직의 정치적 위상이 크게 상승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중직으로 인한 조직 활성화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장애당사자주의와 정치세력화라는 슬로건과 함께 자립생활 패러다임을 구축시킨 노력은 한국 장애인복지사에 기록될 만하며 편의시설 설치는 시민운동을 넘어 편의시설 설치의 법 제도화를 이뤄낸 것은 지장협의 업적”임을 주장했다. 
 현재 지장협은 중앙회를 위시하여 서울시를 비롯한 17개의 광역시·도에 협회가 있고 230여개의 기초자치단체에 시·군·구지회, 3,581개의 읍·면·동분회를 두고 있으며 가입된 회원수가 46만2000명에 달한다.
 
장애 발생과 재활복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정책 어젠다 마련해야
 
 김 교수는 “지장협은 지체장애인 회원의 유대나 권익옹호나 삶의 질 향상만이 아니라 15가지 모든 장애유형의 장애인권익옹호나 복지증진을 위해 선도해 나가야 한다.”며 최대 장애인 당사자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250만 등록장애인 중 51%가 지체장애인이지만 장애인복지관 등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대부분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이므로 지장협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발달장애인의 복지향상에도 앞장서야 한다.
 지장협의 회원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척수장애인이나 근이양증 등은 현재 지장협에서도 소외되고 이방인처럼 되고 있는 점이 없지 않으므로 지장협의 존립의 근거가 중도 중증장애인의 재활과 복지에 더 큰 사명이 있음을 자각하고 이들에 대한 열린 마음과 함께하는 공동체의식이 요구된다. 
 김 교수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장애경영모델을 적용한 회사가 설립돼 장애인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장애극복의 5대 모형(의료, 재활, 정부, 소비자, 비즈니스)을 융합한 장애경영모델(Disability Management)을 지장협이 개발·창출해 나가야 함”을 주장했다.
 또한 장애인의 편의시설 연구, 한국인의 장애인인식 연구 등 꾸준한 연구발표를 통해 장애 발생과 재활복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정책 어젠다를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김 교수는 “현재 보훈대상 장애인, 교통장애인, 산재장애인 등 각기 다른 행정부처와 법을 관장하고 있는 중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 수행에 장애당사자 입장에서 볼 때 논란이 심각하다.”며 정부조직의 ‘장애인청’ 신설을 지장협 앞으로 30년의 핵심적 과제로 삼아 추진할 것을 제언했다.
 
장애등급제 개편-서비스전달체계 구축 등 
장애계 이슈에 보다 활발히 활동해야 
 
 이어진 토론에서 최동익 19대 국회의원은 “장애계는 19대 국회 예결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4선 의원인 진주의 김재경 의원(지체장애 3급, 새누리당)의 경우 장애인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유명한 건축가나 한의사, 대기업 오너들도 장애인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각계각층의 장애인 지도자들에 대한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바로 이러한 장애인계 지도자의 네트워크 형성,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단체는 당사자성을 가지고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쓰라린 아픔과 열정을 가진 지장협이 적격”임을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은 “2011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으로서 장애인단체의 통합을 추진했을 때 소수 장애인단체장들은 용꼬리가 되는 것보다는 뱀머리가 되겠다는 주장을 했었다. 특히 2012년 총선을 앞두고 통합된 장애인단체가 탄생하면 그 단체의 공동대표는 메이저(Major, 다수) 단체장들만 될 수 있기에 마이너(Minor, 소수) 단체의 장들은 국회의원 공천에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는 주장을 하면서 단체 통합을 끝까지 반대했다.”며 “장애인단체가 회원을 위해 존재하지 회장을 위해 존재하지는 않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장애인단체는 복마전이라는 욕을 먹으면서 지금의 상황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헤쳐 모여 식의 새로운 통합 단체를 만들어야 할 것인지 국내 최대 단체인 지장협이 선택할 때”임을 주장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최대 장애인단체인 AAPD(American Association of People with Disabilities) 홈페이지에 가보면 AAPD는 장애인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힘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위해 회의주도자(의장, convener), 연결자(connector), 촉매자(catalyst)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기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AAPD는 어떠한 장애 이슈에 대해서도 장애인 조직의 리더로서 다양한 연대를 통해 발전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으며 장애계와 장애계를 둘러싼 외부 환경과 연결하는 다리와 같은 연결자 역할, 실제 행동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 촉매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변 위원은 “현재 장애계는 장애등급제개편이나 맞춤형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등 다양한 이슈가 있는데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 지장협은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다 좋은 정책 개발을 위해 다양한 장애인단체와 연대하고 외부 자원과의 협조 및 행동을 통한 정책건의를 보다 활발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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